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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현장]외풍 뚫어낸 안 산, 韓 올림픽 새 역사 우뚝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7-30 17:01

수정 2021-07-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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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풍 뚫어낸 안 산, 韓 올림픽 새 역사 우뚝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개인전 경기가 30일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안산이 준결승에서 미국의 M.브라운을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중 동료 선수들의 응원 소리에 애교 넘치는 포즈로 답하고 있다. 도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7.30/

[도쿄(일본)=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막내온탑' 안 산(20)이 대한민국의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안 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양궁장에서 열린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의 도쿄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 결선에서 세트스코어 5대5(28-28, 30-29, 27-28, 27-29, 28-27)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패는 슛오프에서 갈렸다. 안 산이 우승했다. 안 산은 10점, 상대는 8점을 쐈다. 최종 스코어 6대5. 한국 하계올림픽 사상 첫 3관왕. 안 산이 새 기록을 작성했다.

안 산은 대한민국 양궁이 기대하는 유망주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쑥쑥 성장했다. 2019년 열린 도쿄 프레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 기대감은 현실이 됐다. 안 산은 생애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새 역사를 작성했다. 그는 랭킹 라운드에서 72발 총합 680점을 기록하며 올림픽신기록을 썼다. 이번 대회에서 첫 선을 보인 혼성단체전 티켓도 거머쥐었다. 안 산은 김제덕과 짝을 이뤄 나선 혼성전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이튿날 열린 여자단체전에서는 강채영(25)-장민희(22)와 9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기록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안 산은 개인전에서도 정상을 차지하며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한국 선수가 하계올림픽 단일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안 산은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그의 단단한 멘털이 빛을 발했다. 안 산은 최근 예상치 못한 외풍을 맞았다. 온라인에서 안 산의 짧은 헤어스타일이 이슈가 된 것. 안 산이 페미니스트이기 때문에 짧은 머리를 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에 안 산이 과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일부 남성 혐오적인 표현으로 받아들이는 말을 썼다는 비난이 일었다. 심지어는 출신 지역과 여대를 다닌다는 이유로 그를 깎아내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이 2001년생 어린 선수를 걱정해 격려 전화를 했을 정도다.

안 산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 앞서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이들은 안 산의 멘털을 칭찬했다.

오선택 전 대표팀 감독은 "안 산은 경기 운영이 매우 좋다. 강심장이다. 맥박수 뛰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평상시, 경기할 때 등 상황에 관계없이 매우 안정된 상태다. 부담 없이 쏠 수 있다"고 전했다.

장혜진 MBC 해설위원 역시 "안 산은 멘털이 매우 좋다. 평정심,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한다. 최미선의 최고 모습을 보는 것 같다. 활은 매우 섬세하게, 여리여리하게 쏘는 편"이라고 평가했다. 기보배 KBS 해설위원도 "안 산은 리우올림픽 때의 최미선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포커페이스가 된다. 무난한 선수다. 자신의 것을 할 줄 안다"고 칭찬했다.

냉정한 승부사. 안 산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새 역사를 작성했다.

도쿄(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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