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은 30일 도쿄 아사카 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결선에서 비탈리나 바차라슈키나(러시아올림픽위원회)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 내내 선두를 달리던 김민정은 금메달 결정전에서 바차라슈키나에게 동점을 허용, 슛오프 끝에 2위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은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사격의 25m 권총 메달은 2012 런던올림픽 김장미 이후 9년만. 이번 도쿄올림픽에선 한국 사격 대표팀 첫 메달이다.
김민정은 경기 후 "슛오프 때 크게 떨리진 않았다. 전반에 수정했던 클리크가 제대로 돌아간 줄 알고 잘 쏜 줄 알았는데 한 곳에 몰렸더라. '수정을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경기를 마친 뒤 아쉬움보다는 '내가 조금 부족하구나, 더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금메달을 따도 경기력이나 기록 면에서 아쉬움도 있었을 것이다. 더 채우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격 첫 메달을 두고는 "사격에서 '메달이 있어야 할텐데'라는 생각을 하긴 했다. 그동안 준비한대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며 쐈다. 다 쏘니 은메달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경기가 안 끝난 것 같은 기분이다. 주변에서 많이들 축하해주시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웃은 뒤 "리우 때는 스무살 때 아무것도 모르고 나섰다. 내가 뭘 원하는지 몰라 어영부영 흐지부지 끝났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가고 싶은 길이 어딘지 생각하고 왔는데 잘 도착한 것 같다"고 했다.
김민정은 "다들 내 주종목이 10m라고 생각하지만 25m도 잘 쏜다"고 웃은 뒤 "10m에서 떨어진 뒤 속상하고 슬펐지만, 열심히 준비한 25m가 있었기에 아쉬움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며 "10m에 집중한 나머지 25m를 몇 개월 전부터 쏘지 않다가, 선발전 공식 훈련 때가 돼서야 훈련했다"고 스토리를 공개했다. 예선 상황을 두고는 "1조 선두여서 이 정도면 결선으로 갈 줄 알았는데 극적으로 들어가게 돼 너무 기뻤다. 인생에서 올림픽 결선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