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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도전하는 세계 최정상 비보이 '윙' 김헌우, 30대에 달라진 건강 관리·훈련법은?

김소형 기자

입력 2021-07-21 13:16

수정 2021-07-2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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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도전하는 세계 최정상 비보이 '윙' 김헌우, 30대에 달라진 …
 ◇2008년 메이저대회 첫 우승 이후 10년 넘게 세계 최정상 비보이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윙' 김헌우 사진제공=진조크루

도쿄올림픽이 막을 올린 가운데, 다음 대회인 2024년 파리올림픽 담금질에 들어간 '예비 선수들'이 있다. 3년후 파리에서 최초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선보이는 '브레이킹' 선수인 비보이들이다.



'브레이크 댄스'로 알려진 '브레이킹'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한국의 메달 획득이 유력시되지만, 부상이나 코로나19로 인한 변수 등이 만만치 않다. 정상급 선수들이 상당수 30대에 접어들기도 했다. 그러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정상을 유지해 온 베테랑 비보이들의 '클래스'에는 이견이 없다.

오랜 기간 비보이 세계랭킹 최상단을 지켜온 '윙(Wing)' 김헌우(34)를 만나, '30대 비보이'의 건강 관리와 훈련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롱런' 도전하는 '30대 비보이'…'춤선' 위해 고강도 체중 관리

세계적 비보이팀 진조크루의 에이스 김헌우는 22년차 비보이로, 100회 이상 우승컵을 거머쥔 '살아있는 전설'이다. 180㎝의 큰 키에도 가벼운 풋워크, 시그니처 무브인 '2000'과 '윙밀(Wingmill)' 등 독창적 기술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일과 일상 모두에 변화가 생겼다. 빡빡했던 해외 일정은 '일단 멈춤' 상태이고, 국내 무대에 설 기회도 많지 않았다. 몸 관리와 훈련에도 비상이 걸렸다. 3년 후로 예정된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김헌우 뿐 아니라 30대 베테랑 비보이들이 속속 올림픽 출전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정상급 비보이들도 서른을 훌쩍 넘긴 경우가 많다.

김헌우는 "브레이킹이 모두 격렬한 동작만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강약 조절이 가능한 종목"이라면서, "기록 경기가 아닌 만큼, 체력 외의 요소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비록 10대 때 같은 파워를 유지하기는 어렵지만, 고난도 테크닉이 필요한 브레이킹의 경우 '노련미'가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꾸준한 몸 관리를 통해 순발력과 근력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이다.

다른 비보이들과 마찬가지로 김헌우에게도 다이어트는 숙제다. 김헌우는 "단순히 비보이들의 운동량이 많다고 체중을 그냥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춤선을 위한 쉐이프를 위해 다이어트를 계속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팔의 힘으로 온몸을 지탱하는 동작이 많은 비보이들에게 체중 증가는 부상 위험을 늘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식을 좋아하는 김헌우는 최근 단백질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을 줄이는 식이요법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엔 진조크루에서 프로틴 업체와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회가 임박하면 탄수화물 비중을 늘리고, 시합 중엔 바나나 등을 섭취하며 에너지를 보충한다.

매일유업 사코페니아연구소 관계자는 "운동 후 30분은 근육 형성을 위한 '골든타임'이므로, 이 때 양질의 단백질을 보충하면 운동 중 미세하게 손상된 근육의 합성을 도와 근육량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부족한 부분 보강 운동 집중…비보이 취약 부위 '손목 강화' 필수

몸 상태를 항상 100%로 유지하기 어려운 비보이들에게 재활은 곧 일상이기도 하다.

김헌우의 경우도 2013년 세계대회 한달 전 무릎 부상으로 보름간 입원하고도 대회 출전을 강행한 경험이 있다. 그렇지만 30대가 된 이후 부상과 재활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

운동 방법에도 변화가 생겼다. 예전엔 많이 쓰는 근육과 부위를 강화하는 운동에 집중했다면, 이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경험이 쌓일수록 근력과 밸런스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실제 잘 쓰지 않는 취약 부위를 강화하는 '반대 운동'은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롯데자이언츠 트레이너 출신 재활 전문가인 장재영 베테랑 스포츠 퍼포먼스 센터 대표는 "비보이의 경우 한쪽으로 회전하는 등 편향운동을 하게 되기 때문에 평소 반대 방향 회전 운동 등을 해줘야 몸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면서, "부상방지를 위해서 반대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크고 작은 부상이 많은 브레이킹 종목에서 가장 빈번하게 부상을 당하는 부위는 손목이다. 손목으로 회전하는 윈드밀 등의 동작은 물론, 밸런스를 잡는 프리즈 등에서 물구나무 자세로 이루어지는 동작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손목에 만성 통증을 안고 무대에 오르는 비보이들이 적지 않다.

장재영 대표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는 손목의 굴근(굽히는 근육)과 신근(펴는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각각 해주는 것이 좋다"면서, "손목 부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적절한 테이핑으로 지지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우선 손목의 가동범위를 살펴보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근력 보강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 바벨 등을 이용한 근육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3년 후 올림픽 '새로운 도전'

김헌우의 시계는 3년 후 파리 올림픽에 맞춰져 있다. 우선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1차 목표이고, 선수로든 지도자로든 우리나라의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김헌우는 "한계를 미리 단정짓지 않고, 앞으로 더욱 체계적인 체력 보강과 훈련을 통해서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생활인으로서 비보이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을 통해 브레이킹의 저변 확대가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꿈'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달 신한금융그룹이 브레이킹 대표팀 후원을 발표한 데 이어, CJ제일제당이 진조크루 팀 뿐 아니라 간판 멤버인 김헌우, 장지광(베로)과도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등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는 IOC가 브레이킹을 2024년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선택한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MZ세대의 절대적 지지 속에 성장해 온 브레이킹이 올림픽에 활력을 불어넣으리라는 기대감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브레이킹 종목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컴퍼니를 표방하는 CJ와 공통점이 많은 종목"이라면서,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확장되고 전 세계적으로 브레이킹 저변이 확대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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