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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탈때가 제일 힘들었다" '한화3男 승마국대'김동선의 두번째 올림픽 도전[도쿄올림픽]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7-18 12:43

수정 2021-07-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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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탈때가 제일 힘들었다" '한화3男 승마국대'김동선의 두번째 올림픽…
사진출처=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유럽 본토 선수들이 인정할 만한 선수가 되고 싶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대한민국 승마 에이스' 김동선(32)이 우여곡절 끝에 생애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여섯 살 때 처음 말을 타기 시작한 이후 단 한번도 말을 향한 진심을 놓은 적이 없다. 미국 유학시절인 2002년 초등학교 6학년 때 승마선수의 길에 들어섰고, 2006년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인천아시안게임 프리스타일에선 77.225점의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하며 실력을 공인받았다.

주특기를 살려 올해 5월부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승마산업을 총괄하고 관련 프리미엄 레저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지난 4월엔 제38대 한국학생승마협회장 선거에서 당선, 6월부터 4년 임기를 시작하며 승마 행정가의 첫 발걸음도 뗐다.

첫 올림픽이었던 2016년 리우대회는 시련이었다. 1차 예선 직후 조모상으로 중도 귀국하는 아픔을 겪었다. 두 번째 올림픽은 어렵게 성사됐다. 2017년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며 2019년에야 다시 선수생활을 재개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도쿄올림픽 1년 연기는 오히려 그에게 기회가 됐다. 국제승마연맹(FEI)이 기존 확보된 출전권은 인정하되, 6월 21일까지 최소 한 차례 이상 일정 등급 이상 대회에 출전해 기준 성적 이상을 받아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김동선은 지난해 CDI4 미국 웰링턴 플로리다 그랑프리 프리스타일에서 2위, CDI3웰링턴 플로리다 PSG에서 1위에 오르며 FEI가 요구하는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을 충족시켰고 논란 끝에 출전을 확정 지었다. 다시 태극마크를 찾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던 만큼 더 절실한 무대다.

김동선의 주종목은 마장마술이다. 기수와 말이 가로 20m, 세로 60m의 경기장에서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면서 기수와 말의 조화와 교감, 아름답고 절도 있는 연기를 5명의 심판이 평가하는 경기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 마장마술 개인전 서정균의 10위, 종합마술 단체전에서 7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아예 출전권을 따지 못했고, 2016년 리우, 2020년 도쿄에서 김동선이 유일하게 마장마술 개인전 출전권을 획득했다. 도쿄올림픽 무대에서 김동선과 함께 나설 말은 2007년생 벨슈타프. 2004년 아테네올림픽 마장마술 단체전 우승 멤버인 독일인 코치 후베르투스 슈미트가 동행한다.

김동선은 대한체육회를 통한 인터뷰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목표를 "출전선수 중 상위 2분의 1 안에 드는 것, 개인 2차전까지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은 2024년 파리, 2028년 LA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 위한 준비"라며 긴 호흡으로 올림픽 사상 첫 메달에 도전할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선수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 겨울 시즌 미국에서 열린 그랑프리에서 우승해서 애국가가 울렸을 때"를 꼽았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말을 못 탈 때"라며 승마를 향한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말을 타지 못했을 때도 매일 자기전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언젠가 다시 말을 탈 수 있게 되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돌아봤다.

선수생활의 멘토,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역시 '부모님'을 꼽았다. "부모님은 사업적으로 성공하셨음에도 겸손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들"이라며 존경심을 전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김동선은 "최고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가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본인만의 철학과 계획을 가진 선수로, 유럽 본토 선수들이 인정할 만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전했다.

올림픽 통산 52개(금25·은13·동14)의 메달을 휩쓴 독일을 비롯해 스웨덴, 프랑스 등 유럽 강국 틈바구니에서 승마 불모지 한국 에이스의 가능성을 시험할 무대다.

도쿄올림픽 마장마술 경기는 24∼28일 열린다. 개인전의 경우, 24∼25일 열리는 예선에서 18위 안에 들어야 28일 결승에 해당하는 프리스타일에 진출할 수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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