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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세계 1위 야스퍼스, 월드 3쿠션 그랑프리 압도적 우승

이원만 기자

입력 2021-07-1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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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세계 1위 야스퍼스, 월드 3쿠션 그랑프리 압도적 우승
딕 야스퍼스. 사진제공=파이브앤식스

[원주=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그 어떤 강력한 도전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버텨내는 힘. '세계랭킹 1위'의 진정한 위용이 다시 한번 빛났다. 3쿠션 세계 1위인 딕 야스퍼스(네덜란드)가 17개월만에 열린 세계캐롬연맹(UMB) 주최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야스퍼스는 18일 오후 강원도 원주에서 열린 '호텔 인터불고 원주 월드 3쿠션 그랑프리 2021(인터불고 WGP)' 결승전에서 '실핀맨' 황봉주(38·경남)를 상대해 세트스코어 3대0(18-3 17-11 23-4)으로 승리하며 우승상금 1억 원의 주인이 됐다. 반면 이번 대회 32명의 참가자 중 최약체로 평가됐지만, 엄청난 저력을 발휘하며 결승에 올라 '힘숨찐(힘을 숨긴 찐주인공)'의 드라마를 써내려가던 황봉주는 야스퍼스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며 아쉬운 준우승(상금 5000만원)에 머물렀다.

모두가 인정하는 '절대강자'와 갑작스럽게 등장한 '신성'의 대결이었다. 세계랭킹 1위 야스퍼스는 대회 시작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32강전부터 순조롭게 승승장구한 끝에 4강 플레이오프에 1위로 올라와 결승에 선착했다.

이에 맞서는 황봉주는 세계랭킹 자체가 없던 선수다. 국내 선발전을 거쳐 이번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이번 대회는 세계 랭커 20인과 국내 선발전을 거친 8명, 그리고 와일드카드 4명 등 총 32명이 출전했다. 황봉주는 국내랭킹 10위로 국제 대회에는 출전 경험이 전무했다. 세계 톱랭커들에게는 철저한 무명선수였던 셈.

하지만 황봉주는 스스로의 힘으로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됐다. 32강전에서 여자 3쿠션 선수인 김진아에게 패하기도 하며 어렵게 출발했지만, 경기를 치를 수록 안정된 실력을 보여주며 32강과 16강, 8강을 쾌속으로 돌파했다. 4강 플레이오프에는 야스퍼스에 이어 2위로 진출했다. 4강에 오른 다른 2명은 '와일드카드' 김준태와 세계랭킹 3위 토브욘 블롬달(스웨덴)이었다.

대회 최종일 4강 1차전에서 김준태가 블롬달을 꺾었다. 4강 2차전에서 김준태와 황봉주의 국내선수 대결이 펼쳐졌다. 황봉주가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하며 생애 첫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야스퍼스마저 이긴다면, '대형 파란'이 완성될 수 있었다.

하지만 황봉주는 '생애 첫 국제대회 결승', '세계랭킹 1위 상대'의 압박감에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야스퍼스는 노련한 승부사답게 침착하게 자신의 실력을 풀어냈다. 1세트에서 야스퍼스가 18-3으로 손쉽게 이겼다. 4-3으로 앞서던 7이닝 째 연속 10득점하며 승기를 잡은 끝에 18-3으로 이겼다. 황봉주는 이전까지 쉽게 성공하던 배치의 공들을 실패하기 시작했다.

2세트에는 황봉주가 초반 2-0으로 앞섰다. 그러나 야스퍼스가 2세트에서 8연속 득점으로 역전했다. 황봉주는 이 간격을 좁히지 못한 채 또 11-17로 졌다. 3세트에서 황봉주는 3이닝까지 4-3으로 앞서나갔다. 그러나 4~6이닝 연속 공타에 그쳤다. 반면 야스퍼스는 4이닝 1점, 5이닝 3점, 6이닝 3점으로 10-4를 만든 뒤 7이닝 째에 무려 13점 하이런을 기록하며 랭킹 1위의 위용을 발휘했다. 황봉주의 반란도 여기까지였다. 야스퍼스가 두 팔을 번쩍 치켜 올렸고, 황봉주는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다.

원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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