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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3회-장애인스키 레전드'서보라미 별세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7-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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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3회-장애인스키 레전드'서보라미 별세


대한민국 대표 '여성 패럴림피언',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국가대표 서보라미(창성건설)가 별세했다.



10일 가족들에 따르면 서보라미는 9일 밤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향년 35세.

'눈 위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 국가대표 서보라미는 15년간 대한민국을 대표해온 장애인 동계체육의 간판스타다. 오롯한 실력과 강인하고 따뜻한 마음, 어여쁜 미모를 두루 갖춘 선수로 체육계 안팎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다.

2007년 국내 장애인 좌식 크로스컨트리 스키 1호 선수가 된 이후 부단한 노력으로 2016년 장애인동계체전 2관왕, 2017년 같은 대회 3관왕에 오르며 국내 1인자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2010년 국내 최초로 여성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올림픽 대표로 밴쿠버패럴림픽에 처음 도전했다.

2014년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소치패럴림픽 땐 '얼짱선수'로 주목받았으며, 2018년 평창패럴림픽 땐 4종목에 모두 출전해 매순간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 감동 레이스로 찬사를 받았다. 3번의 패럴림픽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코스를 완주해낸 자타공인 '철녀'다. 평창패럴림픽 이후에도 장애인 인식 개선, 후배들을 위한 장애인 스포츠 보급 등 다양한 활동에 적극 나서며 스포츠를 통한 나눔을 몸소 실천해왔다.

3년 전 평창패렬림픽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던 도종환 의원은 "여기 서보라미라는 크로스컨트리 선수가 있다. 19세때 계단에서 넘어지며 척수장애가 찾아왔다. 병상에 있는 동안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이 자살 도구로 보이더라고 말했다. 자살하기 위해 계단 위에서 떨어져 죽으려 하다 계단 아래서 간호하다 지쳐 들어오는 어머니를 보았다고 했다. 그래서 죽지 못하고 다시 돌아서서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동상이 걸린 줄도 모르고 발톱이 빠진 줄도 모르고 크로스컨트리 훈련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운명을 새롭게 바꾸려는 그의 노력을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한다"면서 '삶 자체가 도전이고, 삶 자체가 기적'인 서보라미의 열정적인 도전을 언급한 바 있다.

서보라미는 지난 4월 17일 결혼해 신혼의 단꿈에 젖은 채 임신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장애인체육 홍보와 인식개선 활동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그녀는 최근 장애인 여성체육인을 대표해 E채널 스포츠 예능 '노는 언니'에도 출연했었다. 13일 첫 방영을 앞둔 상황에서 너무나 가슴 아픈 부음이 전해졌다.

'기적과 도전의 아이콘', 장애인체육의 아름다운 별이 가장 행복하고 빛나던 순간 하늘나라로 돌아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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