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이 좋은 신용카드 업계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내년 시장 악화를 대비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사내에 희망퇴직을 공고했다.
대상은 근속 10년차 이상 직원이다. 조건은 근속 기간에 따라 32개월에서 48개월의 기본급, 최대 2000만원의 학자금 지급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지난해 2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하는 등 추가 인력 조정 수요가 크지 않아 올해 롯데카드의 희망퇴직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진행한 이후 추가적인 희망퇴직 문의가 있었고 내년 악화가 예상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는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신청 인원은 10여명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고 우리카드는 희망퇴직 문제에 대해 현재 노조와 협의 중이다.
내부 조직 정비를 이미 마친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현대카드, 하나카드는 별다른 희망퇴직 계획을 세우지는 않고 있다.
일부 카드사들이 이처럼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올해 카드론 실적 호조 등으로 운영 자금에 여유가 있는 데다, 내년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카드사 역시 대출 수익 악화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내년 1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을 포함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예상돼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을 때 직원들에게 충분한 대우를 해주면서 희망퇴직을 통해 인력 조정에 미리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