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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닥터의 관절건강 톡] 사고로 빠진 어깨, 맞추면 그만이 아니다

장종호 기자

입력 2021-11-28 13:24

수정 2021-12-02 09:25

 사고로 빠진 어깨, 맞추면 그만이 아니다
 ◇부산힘찬병원 이희진 원장

30대 A씨는 최근 탄소중립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기 위해서 출퇴근할 때 최대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땀도 많이 나고 근육통까지 생겨 괴롭고 힘들었지만 적응하고 나니 여러 가지로 좋은 점이 많았다. 우선 시간이 훨씬 절약되는 것 같고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고 출근하면 일도 잘 돼 작업능률이 오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그렇게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이었다. 그 날은 휴일이었지만 곧 있을 중요 평가를 위해 자전거 위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출근 중이었다. 그런데 마주 오는 자전거를 뒤늦게 발견하는 바람에 옆으로 쓰러지면서 그만 바닥에 내동댕이쳐지고 말았다. 넘어지던 당시는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옆으로 손을 짚은 것 같았다. 그 때문인지 오른쪽 어깨가 말을 듣지 않았다. 곧 이어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고 난생 처음 느껴보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우선 급한대로 근처 병원 응급실을 찾아가 X-ray 촬영을 했더니 어깨 관절이 빠졌다고 한다. 건장한 체구의 남자들이 다가와서 팔을 이리저리 돌리고 잡아당기고 했더니 관절이 쑥 하고 다시 맞춰진다. 약간의 욱씬욱씬한 느낌은 있었으나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2주가 지나도 통증이 가시지 않아 관절 전문 정형외과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MRI 촬영을 했다. 검사 결과 '방카트 병변'. 즉, '관절와순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어깨가 빠지면서 생긴 흔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생소한 병명이지만 '방카트 병변'이란 어깨 탈골 이후 대부분의 환자에게 발생하는 병변이다. 윗팔 뼈의 동그란 머리 부분과 맞닿아 있는 소켓 모양으로 생긴 견갑골 관절와(glenoid)의 테두리에는 관절와순(glenoid labrum)이라고 하는 물렁뼈가 존재한다. 이 물렁뼈는 어깨가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어깨가 빠질 때 윗팔뼈 머리가 빠져나가면서 이 물렁뼈를 밀고 지나간다. 이로 인해 관절와로부터 관절와순이 분리되면서 방카트 병변이 발생하는 것이다.

어깨 관절의 안정성은 관절연골, 관절와순, 관절막 인대에 의해 유지되기 때문에 어깨가 한 번 빠지면 이들 간의 균형이 깨진다. 특히 관절와순이 손상되면 자연적으로는 치유가 안 된다. 수술적 치료 없이는 골 조직에 다시 유합되지 않기 때문에 젊은 연령에서 발생하는 경우에는 습관성 탈구로 진행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를 방지하려면 급성 견관절 탈구가 발생했을 때 그 즉시 정형외과를 찾아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빠진 어깨를 맞춰주고, 이후 적절한 보호구 등으로 어깨를 고정하고 통증을 조절하면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 2~3주가 지나 통증과 부종이 가라앉고 제한적인 운동을 통한 재활 치료를 병행하면 회복 가능한 경우도 있다. 만일 적절한 재활치료 이후에도 불안정성이 지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되며 관절경을 통해 찢어진 관절와순 부위를 다시 관절와로 부착해 봉합시켜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깨 관절 탈구의 진단 및 치료 등은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요하기 때문에 꼭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가야 한다. 발생 초기에 적절한 처치와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도움말=부산힘찬병원 이희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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