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헬스가이드-성조숙증] 아이 가슴-고환 빠른 성장땐 의심…방치땐 저신장 초래

장종호 기자

입력 2021-11-30 18:19

수정 2021-12-02 09:25

 아이 가슴-고환 빠른 성장땐 의심…방치땐 저신장 초래
 ◇성조숙증은 방치할 경우 심리적 문제 발생과 저신장을 초래할 수 있어 조기 진단 및 치료가 중요하다.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심계식 교수가 진료 중인 모습.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가 성조숙증이다.



성조숙증이란 사춘기 발달이 같은 또래의 아이들보다 비정상적으로 빠른 경우를 의미한다.

보통 여아들은 만 8세 이전에 유방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 크기가 증가하는데, 뼈 나이가 현재 나이보다 많으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사실 성조숙증은 특별한 발생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다만 과잉영양이나 체지방량의 증가, 환경호르몬, 내분비 교란물질 등이 원인 중 하나일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너무 빨리 자라는 아이에게서 젖멍울이나 고환 크기의 변화가 생기면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성조숙증 진료 통계에 따르면 2006년 6400명에서 2010년 2만8000명으로 5년간 4.4배 급증해 연 평균 44.9%의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에만 무려 13만6000명 가량이 성조숙증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조숙증은 중추성(진성) 성조숙증과 말초성(가성) 성조숙증 등 두 종류로 구분된다.

중추성 성조숙증은 뇌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샘 축이 조기 성숙된 경우이고, 말초성 성조숙증은 난소·부신·고환 등 말초 생식샘의 질환 등의 원인에 의한 것이다.

이 가운데 중추성 성조숙증은 여아의 90%, 남아의 40~50% 정도에서 특별한 기질적 원인을 찾을 수 없는데 이러한 경우를 특발성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특발성 성조숙증의 발생기전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

유전적 인자는 상당히 많은 유전자가 관여하는 다인자적 질환으로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 환경적 인자로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및 체지방의 증가, TV와 인터넷 및 휴대폰 등을 통한 성적 자극에의 노출 기회 증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증가, 내분비계의 교란물질 증가 등이 가능한 유발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심계식 교수는 "같은 연령과 성별의 소아에 비해 지나치게 빠른 성장과 2차 성징을 보이는 경우 정확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2차 성징 발생 시기 ▲사춘기 진행 속도 ▲출산력 ▲약물 투여 유무 ▲가족력 ▲성장속도 등의 병력청취를 한 후 키와 체중을 측정하고 신체 진찰로 성 성숙도를 평가한다.

이후 혈중 성선자극호르몬, 성호르몬 농도 등을 측정하며 왼쪽 손 엑스레이 검사로 골연령을 측정해 실제 연령과 비교한다.

또한 성호르몬 자극 검사(생식샘 자극호르몬 방출호르몬 자극 검사), 뇌 자기공명영상 촬영, 난소·고환·부신 등에 대한 영상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성조숙증의 치료는 작은 키와 심리적인 문제 개선이 목적이다.

초경이 너무 빨리 시작된 여아는 청소년기에 조기 임신, 성적 학대, 행동 장애, 불안 등의 사회 심리적 문제의 발생 위험성이 있다. 또 성호르몬의 증가로 조기에 성장판이 폐쇄돼 키가 작아질 수 있다.

뿐만아니라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면 성인이 되었을 때 고혈압, 비만, 2형 당뇨병 등의 대사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며 유방암의 발생위험도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성조숙증을 치료하게 되면 성호르몬의 억제로 성장 속도가 감소하게 되지만 성장판의 조기 폐쇄를 방지해 최종 성인 신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심 교수는 "아직 성조숙증의 유전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환경적인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서구화된 육식 위주의 식사,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 등은 비만·체지방 증가와 연관되고 환경호르몬이나 내분비 교란 물질에의 노출 가능성도 있다"며 "채식·잡곡밥 등의 섬유질이 많은 식사와 함께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가 필요하다. 또한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체중 관리, 규칙적인 생활, 조기 수면, 휴대전화·컴퓨터 사용 및 TV 시청시간 줄이기 등 생활 습관의 관리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