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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헤저드 가장 많이 낸 KPGA 프로의 드라이버는? 122명의 올 시즌 경기결과 분석해보니

전상희 기자

입력 2021-11-10 08:43

수정 2021-11-16 08:08

한 타라도 더 줄이고 싶어하는 골퍼라면 이 두 가지를 충족시켜주는 클럽에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그만큼 골프에서 멀리 똑바로 친다는 것은 매력적인 동시에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드라이버를 만드는 업체들은 매년 신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사상 최대 관용성과 비거리'라는 문구에 힘을 '팍팍' 준다. 동시에 국내외 유명 프로 골퍼들이 선택한 제품이라는 설명으로 주말 골퍼들을 유혹한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자신들이 후원하는 프로가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사용했던 드라이버를 내세워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할 정도다.

하지만 프로 골퍼라고 해도 매번 멀리 똑바로 드라이버를 날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들도 빈번하게(?) 주말 골퍼들처럼 원하는 곳에 티샷을 안착 시키지 못한다.

그만큼 어려서부터 최고의 샷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그들 조차도 드라이버는 만만히 다룰 수 없다.

스포츠조선은 올해 KPGA에서 뛰고 있는 프로 골퍼들의 지난달 24일까지 티샷 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조차 다루기 힘들어한 드라이버가 어느 브랜드의 제품이었는지 알아봤다. 물론 선수별 그날 컨디션, 샤프트의 조합 등 수십가지 변수가 존재하기에, 단순 일반화를 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가장 낮은 프로가 선택한 드라이버는?

올 시즌 KPGA에서 뛰고 있는 프로 122명의 누적 기록을 살펴봤다.

어느 프로가 티샷을 정확하게 했느냐를 보여주는 기록이 페어웨이 안착률. 대부분은 누가 페어웨이 안착률이 좋았는지를 살피지만 본지는 어느 프로가 가장 티샷을 페어웨이에 넣지 못했는가에 주목했다. 지난 10월 21~24일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까지 올 시즌 총 55라운드가 진행 됐는데, 30라운드 이상을 소화한 프로를 대상으로 페어웨이 적중률 하위 5명을 살펴봤다.

올 시즌 페어웨이 적중률이 가장 낮았던 주인공은 이규민 프로로 43.3862%를 기록했다. 100개의 티샷을 했을 때 절반 이상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한 것.

다음은 이원준 프로로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51.1521%가 나왔다. 이어 한창원(51.7143%), 이재경(52.0088%), 장승보(53.4392%)가 하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이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 브랜드는 어떻게 될까.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사용한 드라이버를 기준으로 이규민(TSi2)부터 이원준(TSi3), 한창원(TSi3), 이재경(TSi2) 프로까지 타이틀리스트의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다만 장승보 프로의 경우는 핑 브랜드의 G410 LST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은 톱5를 살펴보면 사용 드라이버에 있어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 페어웨이 안착률 1위 주흥철 프로(84.7222%)는 핑 G400을, 2위 김학형 프로(82.9832%)는 핑 G425 LST를 사용 중이었다.

물론 주홍철, 김학형 프로의 경우 올 시즌 드라이브거리 순위에선 122명 중 120위(259야드), 121위(257야드)를 기록할 정도로, 비거리보다는 정확성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올 시즌(10월 24일까지) 가장 많은 OB·해저드를 기록한 프로가 사용한 드라이버는?

주말 골퍼들이 라운딩을 할때 가장 절망하는 순간은 아마도 티샷을 했는데 볼이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향해 OB나 해저드 지역으로 사라지는 경우일 것이다. 시작부터 흔들렸으니 그 홀의 성적이 좋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고 할 수 있다.

주말 골퍼도 이 정도인데 매 라운드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는 프로의 경우라면 티샷에서의 OB와 해저드는 데미지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페어웨이를 놓쳐 세컨샷이 편하지 않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우다.

그만큼 프로는 티샷에서의 OB나 해저드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라도 드라이버 선택에 있어 더욱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올시즌 티샷에서 가장 많은 OB를 기록한 프로는 A프로로 총 34개의 OB를 기록했다. 2위에 오른 프로가 22개의 OB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타이틀리스트 TSi2 9도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A프로와 달리 2위 프로는 캘러웨이 드라이버 에픽 max 9도를 사용 중이다.

티샷에서의 해저드 순위도 살펴봤다. 1위는 19개를 기록한 B프로가 올랐고, 2위를 기록한 프로보다는 3개가 더 많았다.

B프로는 캘러웨이의 에픽 max LS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해저드 2위 프로는 타이틀리스트의 TSi2 드라이버로 대회에 참가 중이다.

이쯤에서 골프 클럽 제조사들이 OB, 해저드를 많이 기록한 프로들이 사용 중인 드라이버를 출시했을 때 어떠한 점을 집중 홍보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OB를 가장 많이 기록한 A프로가 사용 중인 타이틀리스트 TSi2의 경우 '빠른 스피드와 깊고 낮은 무게중심으로 미스 샷에서도 최대 비거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비거리에 있어 특화된 드라이버임을 알 수 있다.

해저드가 가장 많았던 B프로가 사용 중인 캘러웨이 에픽 max LS는 '더 빠른 스피드, 뉴트럴 구질과 관용성을 원하는 상급자 골퍼를 위해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페어웨이 안착률이 낮고 티샷에서 OB와 해저드를 많이 기록한 프로들이 사용 중인 드라이버 중 상당수가 타이틀리스트 제품이라는 점이다.

물론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한 프로 92명 중 45명이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를 사용할 정도로 국내 프로 골퍼 중 절반 가까이 이 브랜드를 사용한다. 이 점은 감안해야겠지만 각종 통계 수치에서 드러난 것처럼 타이틀리스트 드라이버는 방향성을 다루기에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드라이버는 헤드와 샤프트로 구성이 되어있다. 투어를 뛰는 프로의 경우 순정 샤프트를 사용하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사용하는 드라이버 헤드가 티샷의 정확도를 모두 결정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반대로 프로들은 피팅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맞는 샤프트를 장착한다는 점에서 드라이버의 헤드가 티샷의 정확도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를 유통하는 아쿠쉬네트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소속 프로의 보호 등을 이유로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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