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이달 31일 모바일 MC사업부를 전면 철수하는 가운데 4월부터 진행해오던 MC사업본부 소속의 인력 재배치가 최근 마무리됐다.
300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이 본사 및 자회사로 이동한 가운데 큰 잡음 없이 사업·인력 재편을 마쳤다는 평이 나온다.
15일 LG전자와 LG그룹 등에 따르면 MC사업본부 약 3300명 가운데 18%에 달하는 약 600명이 LG그룹 계열사로 이동했다. 이 가운데 절반인 300명 가량이 지난해 말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에 연구인력 등으로 입사했다. 나머지 300명은 LG유플러스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X세미콘(전 실리콘웍스) 등에 배치됐다.
신설 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경력 채용에 나서야 했던 부족 인력 상당수를 MC사업본부에서 이동한 인력으로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재배치 대상자의 82%에 달하는 2700명은 LG전자 내에 재배치됐다. 일반 사업본부에 300~500명이 충원된 가운데 사업실적이 좋은 생활가전(H&A) 본부가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개발을 맡고 있는 CTO(Chief Technology Office) 부문에는 사후서비스 지원인력을 포함, 약 800명이 이동했다. 이달 출범한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MC사업본부의 50명을 새로운 직원으로 맞이했다.
LG전자는 대상자 모두에게 균등하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경력사원 채용과 같은 공식적인 모집 절차를 거쳐 인력 재배치를 진행했다.
일반 사무직의 경우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개인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희망업무를 6지망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LG전자 내 다른 사업본부와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적임자를 배치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대부분이 사내 또는 계열사 배치를 희망했으며 이번 사업재편과 인력 재배치로 핵심 사업과 미래 사업의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재계는 LG전자가 수조원 규모의 사업을 청산하고 3000명이 넘는 대규모 인력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임직원 반발이나 잡음이 없었던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반응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조기에 사업 철수를 결론내고 그룹 차원에서 고용 유지 원칙을 실천함에 따라 인력 배치가 순탄하게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