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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이형' 호텔, 조선팰리스에서 스타벅스 표 모닝 커피 마실 수 있게 될까?

조민정 기자

입력 2021-06-0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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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진이형' 호텔, 조선팰리스에서 스타벅스 표 모닝 커피 마실 수 있게 …
조선 팰리스 메인 입구인 웰컴로비의 팰리스 게이트.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지난 1월 야구단 인수를 시작으로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는 '용진이형',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에는 호텔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25일 정 부회장의 야심작이라 불리는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이하 조선팰리스)이 새롭게 문을 열었기 때문.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오픈 전 조선팰리스 일부 모습이 SNS에 등장하면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정 부회장의 공격적인 움직임이 호텔 업계 판도에도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남 한복판에 자리잡은 '용진이형' 표 호텔…정 부회장, SNS서도 열띤 홍보

조선팰리스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선보이는 특급호텔로, 서울 역삼동 테헤란로 센터필드 웨스트타워에 위치해 있다.

최대 330명이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더 그레이트 홀을 비롯한 3개의 연회장과 그랜드 리셉션, 총 254개의 객실, 수영장과 피트니스 시설 등으로 구성됐으며 객실 최고가는 1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시설이 서울 강남 중심의 고층부에 위치해 있는 만큼 강남의 스카이라인을 한 눈에 담으며 미식을 즐길 수 있는 5개의 다이닝 식당 '고메 콜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호텔의 디자인 설계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신진 디자이너 움베르트&포예가 맡았다. 호텔 곳곳에는 '현대 한국의 황금기'라는 콘셉트 아래 국내외 컨템포러리 예술작품 4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이와 함께 시그니처 향인 '라스팅 임프레션' 개발을 비롯해 이탈리아 브랜드 '프레떼'의 최상위 라인으로 구성된 객실 침구류, 니치 향수 브랜드 '바이레도'의 르 슈망 라인이 전 객실에 비치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럭셔리 호텔 대명사로 불리던 초기 조선호텔을 바탕으로 조선호텔앤리조트만의 독자브랜드인 '조선팰리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2018년부터 독자적인 호텔 브랜드를 내놓고 있다. 2018년 '레스케이프'에 이어 2020년 '그랜드조선 부산'을 선보였고, 성남 판교에는 '그래비티' 호텔을 오픈했다.

여기에 회사는 지난 1월 '조선' 브랜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세계조선호텔에서 조선호텔앤리조트로 사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이번 조선팰리스 개장으로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총 9개의 호텔을 보유하게 됐으며, 비즈니스부터 6성급의 최상위 럭셔리까지 고른 브랜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조선팰리스를 통해 고객들에게 완벽한 기본과 선별된 가치를 전해, 호스피탈리티 미학을 구현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공식 개장 이전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조선팰리스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자신의 SNS 채널에 조선팰리스의 다양한 내부 모습을 공개하며 '홍보맨' 역할을 자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최근 정 부회장의 행보가 연일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만큼 조선팰리스 집객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여진다.



▶정 부회장, 호텔 업황 악화에도 흔들림 없이 투자…조선팰리스서 스타벅스 커피 마실 수 있을까?

'용진이형'은 왜 호텔 사업에 이토록 적극적일까.

사실 신세계그룹 내 호텔 부문은 지난 수 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호텔 수요 급감 여파는 조선호텔앤리조트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들의 지난해 영업손실액은 706억원. 2019년 124억원과 비교해 볼 때 5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정상적인 사업 운영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흔들림 없이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관련 업계는 신세계가 치열해지는 온라인 시장 경쟁 속 단순 가격 인하를 통한 우위 선점 대신 소비자들에게 경험적 요소를 선사해 차별성을 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최근 SSG랜더스 홈구장인 랜더스필드에 회사가 운영하는 오프라인 브랜드 매장들을 입점시킨 것이 그 예. 마찬가지로 조선팰리스에서 스타벅스 커피로 아침을 맞이하는 상상도 전혀 가능성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도 유통업체 입장에서 기존 사업과 연계되면서 새로운 시도에 나설 수 있을 만한 사업으로 호텔을 꼽는다.

독자적인 브랜드 강화를 통해 호텔 체인 사업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조선팰리스는 글로벌 호텔 브랜드인 메리어트의 예약망만을 활용하며 경영과 운영은 모두 직접 한다. 국내에서 호텔 건물을 소유한 뒤 운영하는 것만으로는 많은 이익을 내기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러한 판단 아래, '조선'이라는 브랜드 경쟁력을 키운 뒤 해외 등지에서 위탁운영 형식의 계약을 맺고 수수료 수익을 거두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호텔사업서 맞붙은 '남매 간 경쟁'도 주목

조선팰리스는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위탁운영 중인 JW메리어트 서울 인근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 정 총괄사장은 오는 8월 대전에 '오노마'라는 자체 호텔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자연스럽게 형성된 남매 간 호텔사업 경쟁 구도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 총괄사장은 JW메리어트 호텔을 소유하고는 있었으나 신세계센트럴시티를 통한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과의 위탁 계약을 맺은 상태였기 때문에 호텔 운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었다.

때문에 8월 오픈하는 오노마는 정 총괄사장의 취향과 색깔이 한껏 드러난 독자적 호텔 브랜드가 되리란 기대감이 높다.

관련 업계도 '신세계 남매'가 호텔 사업 부문에서 펼치는 경쟁을 통해 호텔사업 외연 확장과 같은 시너지 효과 발생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업황 기대감이 가장 큰 곳 중 하나가 바로 호텔"이라면서 "한동안 호텔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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