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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클럽' 마약 온상으로 변질

2009-11-06 13:39

 이태원과 홍대 앞 클럽에서 마약을 투약한 손님들이 환각상태에서 광란의 춤을 추다 경찰에 잇따라 적발되면서 신세대들이 몰리는 클럽이 우리 사회의 마약 확산의 근거지로 지목되고 있다.

 클럽을 찾는 대부분 젊은이가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단순히 쾌락을 목적으로 마약을 투약하고 있으며 외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신종 마약이 범람하는 만큼 체계적인 교육과 함께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6일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가 처벌했다고 발표한 마약사범 35명도 외국에서 들여온 신종 마약을 클럽 등에서 투약하거나 흡연한 사례다.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해외 사이트나 구매에 별다른 제약이 없는 영국 등지에서 사들인 마약을 클럽 화장실 등에서 집단으로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 투약 장소가 일반인의 눈에 쉽게 띄는 곳이고 투약 인원이 대규모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과거 마약사범들이 경찰 등의 단속을 피하고자 은밀한 곳에서 소수가 몰래 투약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요즘 신세대 범행이 그만큼 대담해지고 노골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에 적발된 김모(25)씨는 홍대 앞 클럽에서 춤을 추는 이른바 '비보이'로 활동하며 불특정 다수의 손님한테 공공연하게 약을 팔고서 이들과 함께 투약한 후 광란의 춤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클럽 안팎에서 금지된 약물이 버젓이 팔리다 보니 약물 경험이 전혀 없던 젊은이들도 단순히 쾌락 목적으로 쉽게 오염된다.

 경찰은 "마약을 투약하고 환각상태에서 춤을 추면 훨씬 즐겁다는 인식이 클럽 손님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마당에 눈앞에서 마약 투약이 이뤄지는 광경을 보면 멀쩡한 이들도 호기심이 발동해 손을 댄다"라고 전했다.

 마약 공급책들도 경찰에서 "돈을 벌려고 마약을 판 것이 아니다. 좋은 기분에서 함께 춤을 추기를 바라고 약을 뿌린 것이다"라고 진술했다.

 젊은이들이 찬란한 불빛 아래서 흥겨운 음악에 맞춰 온몸을 흔들면서 스트레스를 발산하는 곳으로 알려진 클럽이 이제 마약의 온상으로 변질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울 도심 클럽에서 활동하던 마약 바이러스는 일반인들이 주말에 자주 찾는 근교 휴양지도 감염시켰다.

 지난달 경찰에 적발된 강남 A 클럽 사장과 DJ 등 53명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서울 도심 클럽촌과 경기도 가평 휴양지 등을 오가며 엑스터시로 '환각파티'를 벌이다 검거됐다.

 사장 김모(33)씨는 중국에서 밀반입된 엑스터시 등을 클럽 DJ나 관련 동호회원들에게 팔고 함께 투약했으며 주말에는 가평 리조트 등지로 무대를 옮겨 밤새 춤을 추는 원정 환각파티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클럽에서 벌어지는 마약범죄를 우려하는 것은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범죄에 가담한다는 점 때문이다.

 박주진 마약수사대장은 "단지 호기심에서 시작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중독돼 몸과 마음을 망치게 된다. 클럽 환각파티가 위험한 것은 중독자가 대량으로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클럽에서는 마약에 관대한 문화를 경험한 유학생 등이 몰려 분위기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약의 폐해 등을 집중하여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도 학생들에게 마약에 손을 대면 엄히 처벌받는다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켜야 한다. 경찰도 대형 클럽 등에서 집단으로 마약을 하는 사범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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