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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시장 "하층민 불임수술" 논란

2009-10-31 11:59

 뉴질랜드에서는 한 지방 도시 시장이 어린이 학대를 방지하려면 하층민들을 대상으로 불임시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독설로 유명한 마이클 로즈 왕가누이 시장은 뉴질랜드에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 학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층민들에게 1만 달러의 돈을 주는 대가로 불임시술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30일 주장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지자 전체주의적이고 끔찍한 발상으로 시장으로서 자질이 의심된다는 비판들이 이어졌다.

 그러나 로즈 시장은 왕가누이에서 살인을 저지른 갱의 두 살짜리 아들의 죽음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정부 보조금으로 사는 사람이나 마약중독자, 범죄자의 자녀는 삶의 기회가 많지 않다고 주장하며 "일부 사람에게 1만 달러를 주어 자발적으로 불임시술을 받도록 하면 사회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모든 생활보조 대상자들이 불임시술을 해야 한다는 말이 아닌데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면서 자신의 구상대로 하면 어린이 사망 등 사회문제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자라서 박사가 되고 뇌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매년 부모의 보호로부터 격리 조치되는 아이들이 수백 명씩 생기고 있을 뿐 아니라 학대와 마약, 음주 문제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 보호시설에 수용되는 아이들이 수천 명씩 생기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어린이 빈곤 퇴치 그룹의 잰프리 워킴 대표는 로즈 시장의 발언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한 도시를 이끌어가는 사람이 그처럼 괘씸한 말을 한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어린이 구호단체인 바나도스 뉴질랜드의 머레이 에드리지 대표는 로즈 시장의 제안은 관심을 끌기 위한 도발적 발언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뉴질랜드에 사는 아이들은 사회가 그들을 지원하기만 한다면 누구라도 박사나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뉴질랜드 어린이 위원회의 존 앵거스 위원장은 생활 보조금을 받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훌륭한 시민이 된 경우가 많이 있다면서 부모가 약물남용이나 정신질환의 문제가 있을 때는 친척들이 아이들을 돌보는 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로즈 시장은 어린이 학대 문제를 관대한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은 이미 실패했다면서 어린이 체벌 금지법이 지난 2007년 통과된 후 최소한 19명의 아이가 살해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사실상 이 법도 아무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지적했다.

 로즈 시장은 타계한 통가 국왕에 대해 '배불뚝이 느림보'라고 불러 파문을 일으킨 적도 있는 독설가로 유명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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