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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 제철..'귀족 버섯' 따러 가볼까

2009-09-23 14:55

  ◆제철 맞은 귀족 버섯 '송이'

 먹을거리 풍성한 가을철, 그중 최고의 미식거리를 꼽자면 단연 송이가 으뜸이다.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 이라는 별칭이 따르는 송이가 제철을 만났다. 송이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연한 육질에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 그리고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솔향이 압권이다.
 < 김형우 기자>
 
강원도 설악-오대산 등 채취 한창…가을철 미식거리로 으뜸
그자리서 날것으로 먹어야 최고…25~27일 '양양송이축제'도
 
◇가을철 최고의 미식거리로 꼽히는 송이가 제철을 만났다. 사진은 양양송이채취체험.
 ▶설악산-오대산 등 깊은 산골서 채취 시작

 송이는 9월 초순부터 나기 시작해 10월 중하순 까지 약 50일 정도를 딸 수 있다. 요즘 강원도 양양, 경북 봉화, 영덕, 전남 구례 등 산지에서는 송이 채취가 한창이다.

 국내 대표적 송이 산지로 불리는 강원도 양양, 그중에서도 명품이 난다는 현북면 명지리에서도 채취가 시작 됐다.

 양양 사람들은 설악-오대산 자락 솔밭의 것이 최고임을 자부한다. 대체로 위도 38도선에서 해풍을 받고 자란 푸성귀가 맛과 영양이 좋은데, 송이 또한 예외일 수 없다는 것이다.

 요즘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오대산 일원과 서면 구룡령 길목 깊은 산속에서는 송이 채취가 한창이다. 아침 햇살이 내려앉지 않은 이른 아침 비탈진 솔밭에서는 삼삼오오 송이 채취에 나선 사람들을 간간이 만날 수 있다.

 올 시즌 초반 작황은 기대이하다. 초가을 가뭄 탓이다. 그래도 전반적 작황은 지난해에 비해 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초반에 반짝 채취 된 것 말고는 별 수확이 없어 채취 농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초청 상품을 기획한 여행사 등이 난감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대신 올해는 여름 송이도 많이 났다. 영동지방의 이상저온 현상으로 8월부터 송이가 출하 됐다. 하지만 향은 가을 것만 못하다는 게 미식가들의 이구동성.

 ▶귀족 버섯은 비싼 만큼 까칠하다

 송이가 왜 귀족 버섯일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를 듣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송이는 일단 생장 조건부터가 까다롭다. 물과 공기, 토양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맞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 특히 나는 곳 또한 정해져 있다. 솔밭이라고 아무데에서나 나지 않는다. 20~60년생 소나무 밑에서만 자란다. 소나무는 땅바닥 가깝게 그물 같은 실뿌리가 형성돼 있는데, 그 뿌리 마디를 따라가며 자연송이의 포자가 피어난다는 것.

 토양도 주요 생장 요소이다. 화강암이 풍화된 푸석푸석한 땅이 제격이다. 너무 건조해도, 늘 축축해서도 안된다. 뿐만아니라 일조량도 중요하다. 정글같은 어두운 숲속, 낙엽이나 솔잎이 너무 많이 덮여 있는 땅에서는 송이가 나지 않는다. 기온 또한 낮기온이 섭씨 26도를 넘어서면 안되며, 밤 기온도 10도 이하로 떨어져서는 안된다. 가끔 안개비 정도가 스치며 맑고 신선한 날씨가 유지돼야 한다.

 따는 데에도 때가 있다. 이른 새벽 해뜨기 전에 따야만 더 단단하며, 돋아난 뒤 5일이면 숙성해 제때 따주지 않으면 다음 마디에서 또다른 포자가 피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까다로운 생장 여건 때문에 현재로선 재배가 불가능하다.

 ▶이렇게 먹으면 맛있다

 송이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연한 육질에 아삭아삭 씹히는 질감, 그리고 입안 가득 은은한 솔향이 압권이다. 특히 미식가들은 이른 아침 따온 싱싱한 것을 뿌리 부분의 흙만 털어내고 날것으로 먹는 것을 최고로 친다. 생송이를 그냥 먹기도 하지만 살짝 익혀 먹으면 송이의 쫄깃한 맛과 진한 솔향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 프라이팬에 살짝구워서 소금에 찍어 먹는 게 일반적 요리법. 또 애호박과 송이를 썰어 소금을 흩뿌려 살짝 볶아내는 호박송이볶음, 송이장조림, 송이밥, 샤브샤브, 전골, 칼국수 등 다양한 요리가 개발돼 있다.

 ▶이곳에 가면 송이를 만난다 '양양송이축제'

 가을철 미식축제의 대명사격으로 떠오른 양양 송이축제가 올해로 13회를 맞았다. 오는 25~27일 사흘동안 강원도 양양군 남대천 둔치및 송이산지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축제는 자연산 송이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고 채취할 수 있는 현장 생태견학의 전형으로 꼽힌다.

 송이축제에서는 다양한 현장체험 이벤트도 펼쳐진다. 그중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 외국인송이채취체험은 오는 10월 14일까지 매일 두 차례 실시된다. 외국인송이채취 행사에는 강원도 양양송이를 맛보기 위해 매년 수천 명의 외국인이 참가해 성황을 이루는 명품 이벤트이다. 지난해의 경우 일본, 중국,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지에서 약 5000여 명에 이르는 외국인이 참가했다.

 내국인들 사이 인기 이벤트로는 '송이보물찾기'가 있다. 축제 기간 송이가 나는 군유림에 체험장을 조성, 소나무 밑에 숨겨둔 황금송이를 한 꼭지씩 찾으면 그 송이를 가져가게 하고 간단한 송이요리와 송이주를 시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장 큰 송이를 찾는 관광객에게는 상을 주는 등 가족단위 내방객에게 최고의 인기 체험행사가 되고 있다. 어른 1만원, 어린이 5000원의 참가비를 받는다.

 이밖에도 탁장사놀이, 송천떡만들기, 양양송이알아맞추기대회, 낙산배 빨리 깍기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양양군청 문화관광과(033-670-2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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