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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살인도시' 오명은 옛말

2009-09-19 12:04

 한때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중 한 곳이었던 뉴욕이 올해 최저 살인사건 발생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뉴욕 경찰은 18일 올해 총 살인사건 발생 건수를 457건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는 살인사건 기록 집계를 시작한 1962년 이후의 최저치라고 밝혔다.

 경찰은 올들어 발생한 살인사건이 총 325건이며, 지금의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2007년 497건으로 세운 최저 기록을 깨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올해 다른 범죄들도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어 작년보다 12%, 2001년보다 40%나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뉴욕은 지난 1970~1980년대 전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중 한 곳으로 꼽혔으며, 특히 1990년에는 살인사건이 2245건이나 발생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보인 뉴욕의 살인율은 현재 인구 10만명 당 6명으로 줄어 뉴올리언스의 64명, 세인트 루이스의 47명 등과 비교해 미국 최저 수준으로 자리 잡게 됐다.

 눈부시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같은 성과는 뉴욕 경찰에 대한 지원 현황이나 뉴욕시의 사회ㆍ경제적 상황에 비춰보면 '미스터리'다.

 지난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재정 악화를 이유로 경찰학교 생도 수업을 없애고 뉴욕 전역의 경찰 최고 임금을 삭감하는 조치를 취했다.

 게다가 경제위기로 인해 뉴욕시의 9월 실업률은 1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존 제이 형사법학 대학의 앤드루 카르멘 사회학 교수는 보통 빈곤과 실업이 범죄의 증감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며, 힘든 시기에는 범죄가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뉴욕시의 살인사건 감소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카르멘 교수는 정답을 내놓을 수 없다면서도 빈민이나 실업자가 아직 지치거나 절망하지 않고 경제가 회복될 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레이몬드 켈리 뉴욕 경찰국장은 지원이 줄어든 상태에서도 범죄 척결을 위해 효율적이고 영리한 방법을 동원한 것이 유효했다고 말했다.

 켈리 국장은 경찰학교 출신 경찰을 제보 및 위성사진을 이용해 범죄의 흐름을 예측하는 '실시간 범죄 센터'나 우범지대에 배치하는 등의 자구책이 성과를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뉴욕 경찰의 살인사건 해결률은 14년 전과 같은 수준인 70%에 그쳐 수사의 성과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는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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