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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서 하마 떼죽음..먹이부족 탓

2009-09-18 08:13

 동아프리카 케냐의 차보 서부 국립공원에 서식하는 하마들이 먹이 부족으로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고 케냐 일간 더 스탠더드가 17일 전했다.

 케냐 야생동물감시국(KWS)은 최근 4개월 동안 80마리의 하마가 굶어 죽었다며 지난 8월 1백20만 실링(한화 2000만 원)의 자금을 투입, 하마 먹이주기 특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이 공원의 크리스틴 보이트 부소장은 아직 특별 프로그램을 위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예비자금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마저 곧 바닥날 지경이라고 우려했다.

 만약 자금이 바닥나게 되면 이 공원의 하마는 코끼리, 검은 코뿔소, 그레이비 얼룩말, 가젤, 아프리카 야생 들개와 함께 이 지역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리스트에 오르게 될 전망이다.

 하마는 특히 야생 멧돼지, 버펄로, 코뿔소 등의 동물과 달리 한 곳에서 먹이를 먹고 자리를 옮기지 않는 습성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썩는 냄새를 풍기며 공원 곳곳에 널려 있는 하마 사체들과 이를 먹으려고 서성거리는 악어 등 야생 동물들의 모습에서 암울한 이 지역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이트 부소장은 몇 달 전 공원에서 우연히 하마 시체들을 발견하고는 매우 놀랐다며 "전염병이 발생해 하마들이 죽은 것으로 판단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하마는 모두 굶어 죽은 것으로 드러났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1960-61년에도 가뭄으로 먹이가 부족해 300마리의 검은 코뿔소가 집단 폐사했으며, 1970년대에도 가뭄으로 수천 마리의 코끼리가 떼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KWS의 연구원들은 지구온난화로 초래된 극심한 가뭄은 이 지역 동식물 세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데이비드 은디레 수석 연구원은 하마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주된 먹이인 건초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하마에게 건초를 던져주면 다른 동물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며 "야생 멧돼지, 버펄로, 영양 등의 동물들이 우리가 하마에게 제공하는 작은 분량의 먹이를 차지하려고 몰려 적자생존의 현장이 펼쳐진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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