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盧소환] 盧-檢 '28년 악연'

2009-04-26 14:30

 대검 중수부가 26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소환통보를 함에 따라 검찰과 노 전 대통령의 엎치락뒤치락 했던 '악연'이 절정을 맞고 있다.

 변호사 시절이던 22년 전 구속된 적이 있는 노 전 대통령은 한때 인사권자로서 검찰을 상대로 개혁의 칼날을 세웠지만 퇴임 1년여 만에 '피의자'로 검찰 청사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판사 생활을 접고 1981년 운동권 20여명이 사회과학 서적을 읽었다는 이유로 좌익사범으로 기소된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검찰과 '창과 방패'로 맞섰다.

 그는 1987년 대우조선 노동자가 최루탄에 맞아 숨진 사건에 관여했다가 '제3자 개입'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당시 공안 검찰이 그를 구속하기 위해 하룻밤에 세 차례나 판사들의 집을 찾아다니며 시도한 영장 청구는 검찰에 대한 그의 불신을 키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과거사'는 대통령 재임 기간 내내 그와 검찰의 관계를 긴장 속으로 몰아간 요인이 됐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가동할 때부터 검찰 개혁 논의를 빠르게 진척시켰고, 취임 후에는 당시 검찰총장보다 한참 후배인 강금실 변호사를 인사권을 쥔 법무장관 자리에 앉혀 검찰 조직에 충격파를 줬다.

 그는 취임 직후 반발하는 평검사들과 대통령 자격으로 첫 대화를 갖기도 했다.

 당시 일부 검사들의 도전적인 질문에 노 전 대통령은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라며 불만을 표출하고 검찰 수뇌부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는 김각영 당시 검찰총장의 자진사퇴로 이어졌다.

 이후에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와 검찰의 대립은 계속됐다.

 기소독점권을 지닌 검찰을 견제하기 위한 공직부패수사기구 설치를 추진해 검찰의 반발을 샀고, 경찰의 수사권 독립 문제는 참여정부 내내 검찰을 긴장시켰다.

 이런 와중에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측근인 안희정 씨와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그의 퇴임 후 검찰은 후원자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로비의혹 사건 수사를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오는 30일 검찰 출석으로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악연은 벼랑 끝에 서게 됐다.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