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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것이 좋은 것 만은 아니네

2009-04-07 17:19

  결혼 10년 만에 첫 내집을 장만한 김모 씨(주부, 42세) 가족. 김 씨는 새 아파트라 조금 무리를 해서 침대, 소파 등 집안 가구들도 모두 새 것으로 장만했다. 그런데 이사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식구들은 심한 두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환기를 시켜도 새 집과 새 가구 특유의 화학약품 냄새가 온 집안을 감쌌고, 김 씨의 두 아이는 밤에 온 몸을 긁느라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게다가 김씨 자신도 재채기와 콧물이 자꾸 흘러 병원을 찾았다.

 

 새 봄을 맞아 새 책, 새 노트, 새 옷, 새 신발 등 새 것을 많이 유독 많이 찾게 된다.

 그런데 김모 씨처럼 새 것에 대한 부작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

 '새 것 증후군'이다.

 아이, 어른 할 것없이 열광하는 신상, 어떤 새 것 증후군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새 것이라면 모두 주의필요

 새집, 새가구, 새차, 새옷, 새책 등 모든 '새것'들이 새것증후군에 포함된다. 그중 새 집 증후군은 오래 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새 집 증후군은 석유화학물질이 원인이 되는 대표적인 환경공해질환이다. 주로 새 집의 가구나 벽지, 마감재 등에 함유된 유해화학성분의 영향으로 피부를 비롯한 인체에 이상반응이 생기는 증상이다.

 특히 새 집에 있는 새 가구에는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인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많이 검출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새 가구를 구입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304명을 대상으로 새 가구의 유해물질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2006년), 조사대상 중 14.8%가 피부질환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새집의 이 같은 오염에 노출되면 유해물질의 자극을 받아 기침을 하거나 두통이 생기기도 하며, 원인을 알 수 없는 알레르기성 질환과 아토피성 피부염, 두드러기 등을 발생시킨다. 심할 경우 알레르기, 호흡기질환, 심장병 등의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새 옷도 경계 대상

 대다수의 사람이 빨아 입으면 옷 형태가 망가진다며 새옷을 세탁하지 않고 바로 입는다. 하지만 새 옷에는 미세한 섬유먼지 및 가공과정상 남아있는 유해화학물질 찌꺼기가 남아있어 피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얼마전에는 소비자시민모임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면바지를 대상(중국 원산지)으로 조사한 결과 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포름알데히드는 피부에 직접 접촉할 경우 피부가 강한 자극을 받아 가려움증이나 피부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남녀노소 즐겨입지만 특히 여성들에게 다리를 길어보이고 날씬하게 보이게 하는 청바지는 제작과정에서 수차례의 염색과 탈색과정을 거치면서 수십가지의 각종 화학약품처리를 하게 되는데 이때 옷에 잔류되는 화학약품이 피부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새 차도 조심

 새 차 역시 조심해야 한다. 모든 새 차에서는 특유의 냄새가 나느데 심한 경우 두통이나 피부발진, 눈의 따끔거림 등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새차증후군이다. 자동차 내장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합성자재와 페인트, 접착제 등이 주 원인이다. 자동차 실내에 있는 거의 모든 고체표면은 섬유나 플라스틱이다. 또 일부는 접착제와 방수제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들에 포함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새차증후군을 유발하는 주 요인이다.

 ▶새 책도 신경

 아이들과 가장 밀접한 것은 바로 새책 증후군이다.

 새학기를 맞아 새교과서와 새참고서, 새노트 등을 접하게 되면서 아토피 증상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바로 새책증후군이다.

 새책 증후군은 새집증후군과 마찬가지로 새책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인해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들이 아토피 등의 증상을 앓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책에는 종이 외에도 접착제, 잉크 등에 많은 양의 화학물질이 쓰이는데, 처음 구입한 책에 특유의 화학물질 냄새가 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선 종이에는 원재료인 나무가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 방부제 역할을 하는 포름알데히드가 첨가되는 경우가 많다. 종이를 사람들이 선호하는 흰색으로 만들기 위해 염소계열의 표백제인 형광증백제(螢光增白劑)를 넣기도 하는데 이 물질이 민감한피부에 피부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종이와 종이를 붙이는 접착제에도 몸에 좋지 않은 화학물질이 사용되며 글씨나 그림 인쇄에 쓰이는 잉크에도 포름알데히드나 페놀, 톨루엔, 크실렌 등 독성물질이 함유돼 있다. 최근에는 UV코팅이나 항균코팅 등 자연친화적인 소재를 쓰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책 표지에 사용되는 비닐코팅 역시 아이들의 몸에 좋지 않은 물질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특히 유아들에게 위험하다. 유아들은 무엇이든 일단 입으로 가져가보는 습관을 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책을 물거나 빨면서 유해요소들에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새 것 증후군의 대표적인 게 아토피 피부염이다. 또한 새 것에서 방출되는 각종 유해 물질들을 지속적으로 접하게 되면 아토피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천식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중 아토피 피부염은 새 것 증후군으로 악화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다. 아토피의 경우 유전되는 질환이며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것만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즉 일상 생활 속에서의 예방이 중요하며 치료 역시 완치가 쉽지 않아 장기간에 걸쳐 인내심을 가지고 치료해야 한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 등 새것증후군을 예방하려면 너무 '새것'만 선호하기 보다는 조금 낡은 것도 잘 활용해야 하는 지혜를 가질 필요가 있다.

 < 이상주 기자 s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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