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시련의 계절 맞은 '노무현 패밀리'

2009-04-07 16:58

 "서로 대통령 패밀리까지는 건드리지 않도록 하자. 우리 쪽 패밀리에는 박연차도 포함시켜 달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가 작년 9월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만나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검찰 쪽에 전달해달라고 하면서 한 말이라는 게 추 비서관으로부터 이를 전해들은 여권 핵심 의원의 전언이다.

 그러나 노씨의 희망과 달리 검찰이 7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전격 체포하면서 '노무현의 사람들'이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강 회장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및 노 전 대통령의 고교 동기인 정화삼 씨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 3인방으로 알려져 있지만 더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봉하마을 개발을 위해 ㈜봉화를 설립해 70억원을 투자하는가 하면, 퇴임 후에도 노 전 대통령을 매주 1차례 이상 방문한다는 것이다.

 그런 그도 이제 회사를 운영하면서 100억원대의 횡령과 조세포탈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사법부의 판단을 초조하게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됐다.

 박 회장도 이미 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된데 이어 불법 정치자금 증여 등의 혐의가 추가될 처지이고, 정 씨 또한 세종증권 매각 과정에서 로비 청탁과 함께 29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들도 검찰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우(右) 희정'으로 일컬어지던 안희정 씨는 참여정부 시절 옥고를 치른데 이어 이번에는 강 회장으로부터 10억 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있고 '좌(左) 광재'인 민주당 이광재 의원은 2억원이 넘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여기에 노 전 대통령의 비서 출신으로 친노 계열 핵심 인사인 서갑원 민주당 의원이 박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사법처리 여부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또 노 전 대통령과 고시 공부를 함께한 정상문 청와대 전 총무비서관이 재직시 박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체포됐고 청와대에서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과 박정규 전 민정수석도 구속됐다.

 노 전 대통령의 가족도 예외가 아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건네받은 혐의와 관련,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 사용한 것으로,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혀 직계가족의 돈 수수 사실을 시인했다.

 노 전 대통령 측은 "'저의 집'은 경상도에서 부인을 뜻한다. 권양숙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 돈을 받아 썼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형 건평 씨는 세종증권 매각과 관련해 불법 로비를 벌이고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와중에 '큰 어른'으로 박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끌어다 대준 탓에 혐의가 추가될 처지이다.

 건평 씨의 사위이자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 또한 박 회장으로부터 50억원을 받은 의혹으로 검찰의 조사 대상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처럼 주변 인사들이 줄줄이 구속되거나 사법처리 대상에 올라있는 상태에서 박 회장이 연 씨에게 보낸 50억원이 실제 노 전 대통령의 몫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돼 그 자신도 자유롭지는 못한 상황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정 전 비서관 문제와 관련,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 조사에 응해 진술할 것"이라며 "그리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검찰 조사에 응할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