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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로켓 발사 카운트다운 돌입

2009-03-26 11:23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예정보다 나흘 앞서 발사대에 장착한 것으로 확인돼 발사일을 앞당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 로켓은 지난 24일 오후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의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28일께 발사대에 장착될 것이란 예상보다 나흘이나 앞선 것이다.

 로켓이 발사대에 장착되면 실제 발사까지 연료주입 과정만 남겨놓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발사 초읽기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발사일 빨라지나 = 발사대에 장착된 로켓에 연료를 주입하는 데는 3~4일이 소요된다. 실제 북한은 2006년 7월5일 대포동2호 미사일을 발사할 당시에도 3~4일 전에 연료주입 작업을 마쳤다.

 북한이 지금 로켓에 연료주입 작업을 시작한다면 기술적으로 28~29일 사이 충분히 발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언론은 다음달 4~8일로 예고된 발사일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국제기구에 통보한 일정을 지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로켓이 발사된 이후 국제사회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인공위성이란 주장의 정당성을 담보하기 위해 발사 예고일을 준수할 것이란 관측인 것이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한 전문가는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다음달 4~8일 쏘겠다고 공개적으로 통보한 것은 자신감을 표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발사 이후 국제사회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고 인공위성이라는 주장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발사 예정일에 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도 "북한은 미사일을 발사대에 장착한 단계에서부터 기상 상황이나 내부, 외부적인 여건 등을 분석할 것"이라며 "국제기구에 통보한 예정일에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보당국도 북한이 다음달 4~5일 발사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지난 3월11일 시험통신위성 '광명성 2호'를 운반로켓 '은하-2호'를 이용해 다음달 4~8일 오전 11시에서 오후 4시 사이 발사할 것이라고 국제해사기구(IMO) 등에 통보한 상태다.

 ◇발사 후 30분이면 실체확인 = 북한의 로켓이 발사대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장거리 미사일 또는 인공위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발사대에 있는 로켓의 상단부분은 덮개로 가려져 있어 한.미 첩보당국도 실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로켓 상단부분을 덮개로 가려놓은 것은 추적을 회피하거나 비와 먼지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목적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로켓이 발사되기 전에는 인공위성인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한 전문가는 "인공위성인지는 지구궤도에 진입한 후에나 식별할 수 있다"면서 "발사 전 또는 발사 후 비행과정에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운반로켓이 비행하는 순간 지상관제소와 통신하면 감청을 통해 알 수 있겠지만 보통 발사대에서 쏘아 올려진 로켓이 비행할 때는 통신기기를 꺼 놓는다"고 말했다.

 북한의 발사체는 미국의 북미방공우주사령부(NORAD)에서 지구궤도상의 우주물체를 추적하고 있기 때문에 궤도에 진입하면 NORAD에서 최종적으로 식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ORAD는 로켓의 발사 여부를 60초 이내에 탐지할 수 있으며 발사체의 궤도 방향 등을 분석해 30분 이내에 탄도미사일 또는 인공위성인지를 확인하고 요격 여부를 상층부에 보고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있는 NORAD에서 미국의 위성이 궤도상에서 충돌하는 것 등을 방지하도록 우주물체를 24시간 추적 감시하고 있기 때문에 지구궤도상에 올려진 물체는 모두 식별할 수 있다.

 NORAD 우주감시망은 지구궤도를 도는 물체를 관측할 수 있는 지상 레이더망과 지상 3만5000km의 정지궤도에 있는 광학적 관측기지(정지위성)로 구성돼 있다.

 NORAD는 북한이 1998년 8월31일 발사한 대포동 1호(광명성 1호)가 인공위성인지에 대해 발사 8일 만에 공식 발표를 통해 "북한이 발사했다는 소형 인공위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벌여왔으나 지구궤도 어디에서도 지구를 도는 여하한 새로운 물체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와이까지 날아갈까 = 북한이 발사할 로켓의 비행거리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로켓이 낙하 위험지역으로 선포된 곳까지 날아간다면 인공위성 궤도 진입 여부와 무관하게 장거리 로켓 개발 수준을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국제기구에 위험지역으로 각각 지정한 동해상과 태평양 해상의 좌표를 거리로 환산하면 발사장으로부터 각각 650여km, 3600여km 떨어진 곳이다.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발사된 3단 로켓으로 이뤄진 발사체의 1단은 650여km 동해상으로, 2단은 3600여km의 태평양 해상에 각각 낙하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이다. 마지막 3단 로켓은 대기권 밖에서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진입시킬 때 사용된다.

 북한이 제시한 위험지역은 미드웨이제도 서쪽 북태평양 인근으로 하와이에서 1000km 떨어진 곳이다. 사거리를 좀 더 연장한다면 하와이 제도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로켓의 비행거리에 촉각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이미 사거리 3000km 이상의 중거리미사일(IRBM)을 실전배치하고 있기 때문에 사거리 6000km 이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능력이 있는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과 미국이 북한이 발사한 로켓을 요격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과 미국은 대기권을 벗어난 북한의 로켓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 구축함을 동해상에 각각 2척씩 배치해 놓고 있다.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25일 일본 정부가 북한의 로켓 발사 예고와 관련해 27일 안전보장회의를 열고 자위대법에 의한 '탄도미사일 파괴조치 명령'을 내리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탄도미사일의 경우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재진입하는 속도가 초당 5~7km에 달한다"며 "미사일이 자국의 영해와 영공으로 날아오면 이를 요격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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