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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서 수업료미납 유치원생 쫓겨나

2009-03-26 00:16

 두바이의 한 사립학교가 수업료 미납을 이유로 만 4살짜리 여자 어린이를 스쿨버스에 태워 집으로 돌려 보내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두바이 윈체스터학교와 학부모에 따르면 이 학교 병설 유치원에 다니는 사난(4)양의 어머니 샤리니 조지프씨는 지난 23일 오전 학교측으로부터 "수업료를 안 냈기 때문에 등교를 허용할 수 없으니 딸을 데려가라"는 전화를 받았다.

 조지프씨는 딸을 데려갈 수 있는 사정이 되지 않는다며 양해를 구했지만 학교측은 "딸이 지금 교실 밖에 있다. 스쿨버스로 집에 보내겠다"고 한 뒤 실제로 사난 양을 스쿨버스에 태워 집으로 돌려보냈다.

 조지프씨는 현지 일간 걸프뉴스를 통해 "학교에 갔는데 자기 자리가 없었다는 얘기를 딸한테 듣는데 억장이 무너졌다"며 "2주 전 교장을 직접 만나 4월 새 직장을 구하면 곧바로 미납 수업료를 내겠다고까지 했는데 어린 아이를 내쫓은 것은 너무한 처사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측 관계자는 "3월 22일까지 수업료를 미납할 경우 더 이상 수업에 참여시킬 수 없다는 내용을 서신과 문자메시지로 사전에 고지했다"고 밝혔다.

 두바이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수업료 미납시 학교측은 학부모에게 3차례의 고지 후 학생의 수업 참여를 불허할 수 있다. 조지프씨는 1차례의 서신만 받았고 직접 교장을 만나 사정을 얘기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결국 조지프씨는 친구들로부터 미납 수업료 2200디르함(한화 80만원)을 빌려 학교측에 납부했고 학교도 사난 양의 등교를 다시 허용했다.

 보도가 나가자 걸프뉴스 홈페이지에는 학교측의 냉정한 행정을 성토하는 학부모들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수업료를 내 학교를 다시 다니게 됐지만 어린 아이의 마음 속 상처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 '수업료를 못 냈다고 어떻게 어린 아이에게 형벌을 가할 수 있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하고 있다.

 최근 두바이 학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일자리를 잃고 두바이를 떠나는 외국인 인력이 늘어 학생 수가 감소하자 수업료를 대폭 인상하거나 내년도 수업료 선납을 요구,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두바이 국제학교 수업료는 유치원이 월 100만원, 고등학교 월 200만원 수준이었지만 올 9월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부터는 학비를 월 3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고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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