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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희, 모조지폐 사용 규모에 관심 집중

2009-02-28 23:09

 제과점 여주인 납치 사건 용의자인 정승희(32)씨가 28일 검거되면서 정씨가 18일간의 도피생활 동안 경찰로부터 건네받은 수사용 모조지폐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는 이날 검거된 뒤 지난 23일 새벽 사용하고 남은 지폐를 모두 태웠다고 말했고 경찰도 정씨가 은신해 있던 쪽방 앞마당에서 지폐를 태운 흔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지금까지 정씨가 오토바이를 구입하는데 700만원의 위폐를 직접 사용하고, 여러 장소에서 1만원권 위폐가 발견된 점 등에 비춰 서울시내를 다니면서 위폐를 뿌렸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정씨가 위폐를 사용한 것으로 처음 확인된 것은 범행 1주일만인 지난 17일.

 정씨는 이날 오후 6시께 강남구 삼성동에서 인터넷 직거래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박모(31)씨에게 위폐 700만원을 주고 250㏄ 오토바이를 구입했다.

 정씨는 다음 날인 18일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중고 오토바이 가게에서 현금 400만원을 받고 이를 되팔아 '도피자금'을 마련한 뒤 잠적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4시20분께 종로3가의 한 포장마차에서도 30대 남성이 어묵을 먹고 일련번호가 같은 1만원권 위폐를 사용한데 이어 21일 오후 5시께 종로3가의 한 복권가게에서도 비슷한 나이대의 남성이 위폐 1만원을 내고 복권을 구입했다.

 이어 지난 22일에는 중랑구 망우동의 한 상점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이 위폐 1만원을 내고 담배를 산 사실이 확인돼 지금까지 사용된 위폐는 일단 703만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범행 뒤 위폐가 처음 발견된 17일 사이에 1주일이라는 시간적 간격이 있어 정씨가 이 기간에 위폐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특히 정씨는 범행 다음 날인 지난 11일 납치한 제과점 여주인을 풀어준 뒤 대구에 사는 친구 신모(34)씨를 통해 경찰로부터 받은 7000만원의 위폐에 대한 현금화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이런 판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씨는 경찰에서 "정씨가 중국에서 제작한 위폐가 있는데 현금화할 수 있는지를 물어왔다"며 "12일 고속버스 택배를 통해 정씨로부터 받은 위폐 2장을 확인해 보니 진폐와 너무 달라 소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에 대한 공개수배가 내려진 지난 18일 이후 낱장의 위폐가 잇따라 시중에서 발견된 점도 정씨가 진폐에 끼워 낱장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가짜 돈을 유통시켰을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위폐를 태운 흔적을 발견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히 어떤 경위에서, 얼마나 태웠는지는 더 조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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