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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대박 속 숨은 암초'에 고심

2009-01-19 20:44

 한국전력이 오랫동안 공을 들인 대규모 해외사업에서 결실을 얻기 직전 새롭게 등장한 암초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문제가 된 사업은 한국 돈 5조원 규모에 달하는 카자흐스탄 화력발전소 사업이다.

 20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당국은 지난주 한전과 삼성물산으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이 47억달러 규모의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및 운영사업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제시했음을 확인하는 통지를 보냈다.

 이 사업은 카자흐스탄 측으로서도 국책사업의 성격이 있는데다 거대 사업규모 때문에 우리 측도 오랜 시간에 걸쳐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한승수 국무총리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이 수차례 카자흐스탄 정부에 한국 컨소시엄의 참여를 요청했던 사업이다.

 문제는 카자흐 측이 한국 컨소시엄이 유리한 조건을 써냈음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중국 5대 전력그룹의 하나이자 이 사업을 놓고 우리 측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다탕(大唐)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한 데서 발생했다.

 한전 측은 당혹스러워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

 다탕이 단순히 경쟁업체이기 때문이 아니라 이 사업은 발전소 건설 뒤 이를 20년 이상 장기간 운영하는 사업도 함께 포함되는 탓에 컨소시엄이 구성되면 건설계획뿐 아니라 운영과정, 그리고 이를 위한 자금조달 등에서 늘 부딪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가진 '적과의 동침'이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자칫하면 거대 사업의 수주에 성공하고도 제대로 사업성과를 낼 수 없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한전 측은 보고 있다.

 한전 측은 카자흐스탄 측 상대방인 삼룩사(社)의 지분이 25%인 점을 감안해 한국 컨소시엄의 지분을 51% 이상으로 하고 중국 측은 사업에 참여하더라도 24% 미만이어야만 한국의 주도권이 제도적으로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 측은 "아직 어떤 내용으로 답변내용을 정해 카자흐 측에 통보해야 할지 내부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한국 컨소시엄이 사업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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