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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해맞이 헬륨풍선에 바다가 병든다

2009-01-04 08:58

 강원 동해안의 해맞이 행사에서 약 1만2000개가 넘는 헬륨풍선을 하늘로 날려보낸 것에 대해 환경 전문가들은 4일 해양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일출시각에 맞춰 강릉시청은 경포해수욕장과 정동진에서 각각 2009개의 풍선을 날려보냈고 속초, 망상, 추암해수욕장과 삼척시 소망의 탑에서 열린 해맞이 행사에서도 풍선 날리기 행사를 했다.

 고성군 역시 통일전망대에서 500개, 화진포해수욕장 등에서 100개씩의 풍선을 날려 도내 지방자치단체가 이날 행사를 위해 준비한 풍선은 모두 1만2654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환경 전문가들은 행사에 사용된 풍선들이 고스란히 해양쓰레기로 돌변하면서 바다 생물들의 목숨 뿐 아니라 선박의 안전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행사를 지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양환경보호단체인 한국해양구조단는 지난해 9월 '국제연안정화의 날' 행사의 일환으로 해변의 쓰레기를 수거한 결과, 단 하루 만에 풍선 잔해물 171개를 발견했고 재작년에는 217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양구조단의 홍선욱 환경실장은 "실제 바다에는 더 많은 풍선이 떠다니고 있을 것"이라면서 "야생동물이 풍선을 먹이로 착각하고 삼키거나 풍선줄에 감기면 목숨을 잃을 수 있고 잔해물이 선박 프로펠러와 엉킬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풍선 날리기 행사는 겨우 몇분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것으로 잠시 탄성을 자아낼 수는 있지만 결국 바다나 육지에 떨어져 쓰레기가 된다"면서 "특히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동해안 해맞이 행사장을 찾았던 김모(30.서울 연희동) 씨는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가 강한 강원도에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1회성 행사를 벌이는 데 놀랐다"며 "관광객 방문을 유도하려면 좀 더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지자체의 관계자는 "매년 풍선 날리기 행사를 준비했는데 사실 사용된 풍선의 뒤처리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라고 털어놓으며 "내년에는 풍선 행사를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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