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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정보 혼란 독일 언론 농락당해

2007-07-26 00:46

 독일 언론이 하루 사이에 오보를 양산했다.

 25일 아침(현지시각) 독일 언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또 다시 독일인 납치 사건이 발생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독일 언론은 아프간 관리의 말을 인용, 아프가니스탄 동부 쿠나르주에서 전날 밤 독일인 기자와 아프간인 통역이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8일 아프간 카불 서쪽 와르다크 지역에서 독일인 기술자 2명이 납치된 데 이어 다시 독일 언론인이 납치된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독일 언론은 긴급 뉴스로 보도하면서 시시각각 속보를 내보냈다.

 독일 뉴스전문 N-TV 방송은 즉각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크리스토프 로이터 기자가 아프간에서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슈테른 편집 책임자의 말을 인용, 로이터 기자가 아프간으로 떠났으며 최근 연락이 두절됐다고 전했다.

 이 보도 이후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납치 희생자' 로이터 기자의 프로필을 게재하는 등 그의 납치를 기정사실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납치 보도 후 수시간 만에 다시 석방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독일 언론은 독일 기자의 석방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독일 공영 ARD 방송은 쿠나르주의 샬리자이 디다르 주지사의 말을 인용, 쿠나르주에서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독일인 기자와 아프간인 통역이 모두 석방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독일 외무부는 시종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납치 보도가 나온 직후 독일 외무부는 아직 이에 대한 정보가 없으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독일 외무부의 한 대변인은 아프간 주재 독일 대사관이 모든 채널을 동원해 사실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아프간 주둔 독일연방군도 이에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인 기자가 석방됐다는 보도가 나온 뒤에도 독일 외무부의 마르틴 예거 대변인은 독일 기자가 아프간에서 납치됐다가 석방됐다는 보도에 대해 "아직 확인할 수 없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나오는 정보는 혼란스럽고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인터넷판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동부 지역에서 납치된 지 하루 만에 석방된 언론인은 독일인이 아니라 덴마크 기자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프간 동부 쿠나르주 대변인의 말을 인용, 아프간에서 무장 세력에 납치된 기자는 당초 알려진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크리스토프 로이터 기자가 아니라 아프간 혈통을 가진, 덴마크의 채널 2 TV 방송 기자라고 전했다.

 또한 ARD 방송은 슈테른의 로이터 기자는 납치되지 않았으며 슈테른 편집진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잘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아프간에서 나오는 정보의 혼란으로 독일 언론 보도가 혼선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지난 주 납치된 독일인 인질 2명을 최후 통첩 시한이 지남에 따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납치 상황의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나머지 인질 1명은 생존이 확인돼 아마디의 주장은 허위로 드러났다.

 이처럼 급박한 상황에서 아프간에서 들어오는 정보의 혼란으로 오보가 빚어지고 있는 데 대해 독일 외무부는 탈레반의 '선동'에 유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독일 외무부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언론에 대해 과도한 속보 경쟁을 자제하고 차분하게 보도해줄 것을 요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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