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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매매체결 지연 사태로 피해 속출

2007-07-25 08:06

 주식시장의 거래량 급증으로 매매체결이 늦어진 탓에 투자자들의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문이 집중된 일부 종목의 매매체결이 길게는 20분 이상 지연되면서 제 때에 거래를 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 지연 이후의 주가변동으로 금전적 손실을 입기도 했다.

 올해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주식거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오래 전부터 예견됐음에도 대처하지 못한 증권선물거래소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주식투자자 임모씨는 전날 오전 10시7분에 SK증권 4000주를 6080원에 매수하겠다고 주문을 냈다가 매매체결이 이뤄지지 않자 약 30초 뒤에 주문을 취소했음에도 주문 취소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주문이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던 임씨는 30여분 뒤인 10시41분에 D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을 통해 해당 종목의 매수가 이루어졌다는 통지를 받았고 거래내용을 조회한 결과 10시20분에 매수가 체결됐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매체결이 10분 이상 지연되고 평소에는 바로 받을 수 있는 매수 통지가 늦게 날라오는 바람에 이러한 문제점이 발생한 것이다. 그 사이 SK증권 주가는 급락했고 그는 오전 11시5분 5300원대에 보유주식을 전량 처분해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퍼스트맨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증권포탈 팍스넷의 회원도 이 사이트 게시판에서 24일 장중 서울증권 매수 신청을 한 뒤 바로 취소 신청을 했으나 거래가 지연되면서 취소에 실패한 채 매수주문이 체결돼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전날 서울증권과 SK증권은 매매체결 지연으로 주가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S증권사의 한 브로커는 "일부 종목의 매매체결이 지연되고 시세도 늦게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초로 장중 2000선을 돌파할 정도의 증시 호황기를 맞아 매매체결 지연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음에도 증권사측은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증권과 C&상선의 매매가 3~4분 정도 지연됐으며 23일과 24일에도 서울증권과 SK증권의 주식거래가 짧게는 몇분 정도 길게는 20분 이상 늦어졌다.

 급기야 증권선물거래소는 24일 매매체결이 20분 이상 지연된 서울증권의 거래를 장중 30분 동안 중단했으며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이 종목의 거래단위를 10주에서 100주로 늘리기로 밝혔다.

 거래소가 호가가 집중되는 종목의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은 2001년 2월5일 대우중공업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며 매매체결 지연 문제로 거래단위를 조정한 적은 아직 없었다.

 아울러 9월 말까지 유가증권시장 주식거래 시스템의 하루 처리 용량을 600만건에서 1000만건으로 늘려 매매체결 지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작년 5월부터 투자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기 시작한 매매체결 지연 사태를 미온적으로 다뤄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임시방편으로 호가가 집중되는 종목의 거래단위를 10주에서 100주로 늘릴 경우 100주 미만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장 마감 이후 종가로 증권사와 거래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안정적인 주식거래 환경을 제공해야 할 거래소가 매매체결 지연 문제를 땜질식 처방으로 대응해 투자자들이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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