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탈레반의 대변인이라고 밝힌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0일 AP통신에 위성전화를 걸어 "내일(21일) 정오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군을 철수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18명의 한국인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근태 합참 작전본부장(중장)을 반장으로 한 상황대책반은 AP통신 보도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ISAF(동맹군사령부) 및 CJTF-82(미 아프간사령부) 등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수 국방장관과 김관진 합참의장은 이날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의 기공식을 마친 뒤 계룡대를 순시하고 군 지휘관들과 저녁을 함께 한 뒤 자정께 국방부 청사에 도착했다.
김 장관과 김 의장은 청사 도착 즉시 장관 집무실로 올라가 김 중장으로부터 AP통신 보도 및 한국인들의 억류 상황에 관한 첩보를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합참과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도 평시 영내 진입이 불가능한 택시를 이용해 청사로 속속 집결했다.
군 관계자들은 무장단체가 내세운 조건에 대해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일단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듯 잔뜩 굳은 표정으로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군 당국은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동의.다산부대가 연말까지 철수키로 되어 있는 마당에 이같은 보도가 나온데 당혹해 하는 한편 다양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동의.다산부대가 아프간에서 한 차례도 전투에 나서지 않았고 전후 폐허가 된 아프간 사회간접자본시설 재건과 아프간 주민들에 대한 의료활동을 주임무로 했다는 사실을 부각하는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다산부대는 그동안 바그람 기지 내 비행장 활주로 보수와 부대 방호시설, 주변 도로 보수.확장 등 330여건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군 공병조차 수행해본 경험이 없는 7m 높이의 차양대를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기상조건과 하루에도 수 차례씩 거센 열사 풍까지 몰아치는 환경을 극복하고 공사를 마무리해 미 육군의 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동의.다산부대는 이 같은 임무 외에도 태권도 교실, 한글교실 등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과 친화관계를 유지해 동맹군과 지역주민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동의.다산부대가 그동안 아프간에서 평화, 재건임무와 현지인 의료봉사 활동을 주로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임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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