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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한국군 철수' 요구에 당혹..심야대책 회의

2007-07-21 00:36

 한국인을 억류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가 '한국군 철수'를 석방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지자 군 당국은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신을 탈레반의 대변인이라고 밝힌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20일 AP통신에 위성전화를 걸어 "내일(21일) 정오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군을 철수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는 18명의 한국인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근태 합참 작전본부장(중장)을 반장으로 한 상황대책반은 AP통신 보도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ISAF(동맹군사령부) 및 CJTF-82(미 아프간사령부) 등에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장수 국방장관과 김관진 합참의장은 이날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의 기공식을 마친 뒤 계룡대를 순시하고 군 지휘관들과 저녁을 함께 한 뒤 자정께 국방부 청사에 도착했다.

 김 장관과 김 의장은 청사 도착 즉시 장관 집무실로 올라가 김 중장으로부터 AP통신 보도 및 한국인들의 억류 상황에 관한 첩보를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합참과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도 평시 영내 진입이 불가능한 택시를 이용해 청사로 속속 집결했다.

 군 관계자들은 무장단체가 내세운 조건에 대해 사실확인이 필요하다면서도 일단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듯 잔뜩 굳은 표정으로 말을 극도로 아끼고 있다.

 군 당국은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동의.다산부대가 연말까지 철수키로 되어 있는 마당에 이같은 보도가 나온데 당혹해 하는 한편 다양한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동의.다산부대가 아프간에서 한 차례도 전투에 나서지 않았고 전후 폐허가 된 아프간 사회간접자본시설 재건과 아프간 주민들에 대한 의료활동을 주임무로 했다는 사실을 부각하는데 주력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다산부대는 그동안 바그람 기지 내 비행장 활주로 보수와 부대 방호시설, 주변 도로 보수.확장 등 330여건의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미군 공병조차 수행해본 경험이 없는 7m 높이의 차양대를 한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기상조건과 하루에도 수 차례씩 거센 열사 풍까지 몰아치는 환경을 극복하고 공사를 마무리해 미 육군의 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동의.다산부대는 이 같은 임무 외에도 태권도 교실, 한글교실 등을 운영하면서 지역주민과 친화관계를 유지해 동맹군과 지역주민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동의.다산부대가 그동안 아프간에서 평화, 재건임무와 현지인 의료봉사 활동을 주로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이런 임무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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