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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진보포럼 개최 불허 '논란'

2007-07-11 08:22

 대규모 진보포럼 개최를 앞두고 고려대가 행사 장소를 내주지 않아 '진보 활동에 대한 탄압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반전ㆍ반자본주의 사회단체 '다함께' 등에 따르면 이 단체는 오는 14일 개막하는 진보포럼 '맑시즘2007' 개최를 위해 고려대 교양관 등의 대형 강의실 대여를 요청했으나 지난달 대학 측으로부터 허가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맑시즘2007'은 영국 전쟁저지연합의 린지 저먼 사무총장, 영국 좌파정당 리스펙트의 존 리즈 사무총장, 민주노동당 권영길ㆍ노회찬ㆍ심상정 의원 등 국내외 진보인사 40여명이 참가해 오는 17일까지 4일간 신자유주의와 2007년 대선, 현대자본주의 등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대규모 포럼이다.

 2001년부터 시작된 '다함께'의 진보포럼은 2005년까지 매년 고려대에서 개최돼 왔으나 지난해 고려대의 불허로 경희대로 장소를 옮긴 바 있다.

 고려대 측은 이번 포럼에 대해 "외부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라서 허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함께'와 고려대 학생들의 생각은 다르다.

 '다함께' 관계자는 "'다함께'가 재작년 삼성 이건희 회장 박사학위 수여식 때 항의시위를 벌였다가 어윤대 전 총장과 마찰을 빚었다. 게다가 작년 보건대 출교사태까지 불거지면서 이런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작년부터 허가를 내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포럼을 공동주최하는 고려대 사범대학생회의 나지현(22.여) 회장은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보수단체 행사나 기업체 취업박람회는 외부단체 주최인데도 개최가 가능했다. 그런데 '다함께' 주최 포럼과 홍세화 선생의 강연 등 유독 진보 쪽 행사에 대해서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회장은 "처음에 불허 통보를 받고 나서 우리 사범대 학생회도 공동주최한다고 다시 공문을 보냈는데 아직 응답이 없다. 허가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강선보 고려대 학생처장은 "학칙에 외부단체가 주관하는 행사는 불허하한다는 내규가 분명히 있다"면서 "'다함께'가 행사를 할 때마다 출교 문제를 건드린다는 것도 부담이 된다"고 불허 이유를 밝혔다.

 진보 행사만 막는다는 학생들의 주장에 대해 강 처장은 "올해만 봐도 진보 행사라고 모두 불허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순수하게 주관한다면 이념에 관계없이 모두 허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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