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기업대출 급증세, 경기지표와 엇박자

2007-06-25 08:13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최근 은행의 기업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했으나 실제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크게 둔화됐다.

 특히 과거에는 명목 경제성장률이 상승하면 기업대출이 함께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최근의 기업대출 급증세는 명목 경제성장률이 둔화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향후 후유증이 우려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분기별 기업대출 증가율(전년동기대비)은 2005년 1분기 -0.7%를 기록한 후 2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돼 갈수록 상승폭이 가팔라 지고 있다.

 기업대출 증가율은 2005년 2분기 0.2%에서 3분기 1.7%, 4분기 6.6%, 2006년 1분기 8.7%로 높아진 데 이어 2분기에는 11.4%로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어 3분기에는 13.0%, 4분기 14.5%에 이어 올해 1분기에는 15.8%를 나타내 2005년 1분기를 시작으로 9분기 연속 증가 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기업대출 증가율은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경기순응적 양상을 보였으나 2006년 이후에는 명목 GDP 증가율이 둔화추세를 보인 가운데 기업대출 증가율이 계속 높아지는 이상 현상을 나타냈다.

 명목 GDP 성장률은 2005년 1분기 3.5%, 2분기 3.2%, 3분기 4.2%, 4분기 5.0%에 이어 2006년 1분기는 5.7%를 나타냈다.

 그러나 작년 2분기에는 이 수치가 4.8%로 둔화된 후 3분기는 4.7%, 4분기는 3.4%로 계속 떨어졌으며 올해 1분기에 5.2%로 반등했다.

 명목 GDP 성장률이 2006년 들어 계속 둔화추세를 보인 것과 상반되게 기업대출 증가율이 더 가팔라 진 것이다.

 한은은 "기업수익성이 점차 낮아지는 상황에서 기업대출 증가율이 계속 높아질 경우 중소기업 대출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분기별 기업대출이 작년 2분기부터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으나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오히려 정체양상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제조업의 유형자산증가율은 2006년 1분기에 1.7%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1.1%로 둔화됐으며 비제조업의 경우 작년 1분기 0.4%에서 올해 1분기는 -0.8%로 위축됐다.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매분기 10조원 이상의 대출을 쏟아내 작년 3월말 현재 318조원이던 기업대출 잔액이 올해 3월말 368조원으로 무려 50조원이나 급증했으나 기업들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크게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형자산증가율이 둔화된 것은 대출금이 설비투자보다는 운전자금 위주로 활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으나 일부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기업활동과 무관한 여타 자산투자쪽으로 대출금을 전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관계자는 "비록 기업대출이라고 하더라도 기업의 수익성이나 명목 GDP성장률 추세곡선과 달리 대출증가율이 이상 과열 양상을 보였다면 중장기적으로 자산부문의 거품 등과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