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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비상! 갈매기 1만마리 '똥폭탄' 공습

2007-06-15 14:39

 독도에 비상이 걸렸다. 괭이갈매기 1만여마리가 쉴새없이 '똥 폭탄'을 쏘아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및 경북대 연구팀과 함께 기자들이 독도 생태계 답사에 나선 지난 13일 오전 7시30분께.

 울릉도 도동항에서 독도 유람선인 삼봉호를 타고 2시간30분 동안 뱃길 따라 200리(87.4 ㎞)를 달려 동해 한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신비의 섬, 독도에 다달았다.

 파도가 높아 내리지 못하고, 갑판에 서서 섬을 한 바퀴 돌아 보는데 동도와 서도는 물론 촛대바위에까지 괭이갈매기들이 떼지어 앉아있고, 일부는 섬 주변을 '엄호하듯' 비행했다.

 과자를 낚아채려고 유람선 위를 날아 다니는 괭이갈매기 100여마리는 쉴새 없이 '똥 폭탄'을 떨어뜨려 갑판은 허옇게 얼룩졌고 여기저기서 관광객들의 '억'하는 신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관광객들이야 배설물을 닦아내면 그만이지만 독도는 문제가 다르다.

 박희천 경북대 조류연구소 소장에 따르면 독도는 동해안에 서식하는 새의 번식지로, 동해를 남북으로 이동하는 새의 쉼터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괭이갈매기는 몸길이 약 46cm, 날개길이 34~39cm의 중형 갈매기로 동해안에서는 독도에 집단 번식하며 5~8월 둥지를 틀고 한 배에 4~5개의 알을 낳는다.

 괭이갈매기의 배설물로 현재 섬 곳곳이 허옇게 보이는데 산성(요산)이 강한 배설물이 집중적으로 떨어진 흙에서는 식물이 자라기 어렵다는 것이 경북대 연구팀의 설명.

 박 소장은 "최근 번식기를 맞아 괭이갈매기 개체수가 1만여마리까지 늘어나면서 배출물의 양 또한 급증했다"며 "독도에 황로와 같은 다른 새는 종별로 1~2마리에 불과해 괭이갈매기가 독도를 점령하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로가 많은 지역의 소나무와 참나무는 배설물 때문에 죽는 것이 확인됐지만 독도는 토양이 척박해 나무가 거의 없다"며 "괭이갈매기의 배설물이 쌓이면 식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독도는 동해안 지역의 괭이갈매기 서식지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지금 당장 개체 수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등 성급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라며 "독도의 생태계와 기후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기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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