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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무는 '로또 음모설' 몸통은 없다?

2007-06-12 12:13

'번호 쏠림'에도 무더기 당첨 비일비재…의혹 불거져
"공에 자석-칩" "도우미 타이밍 때문" 등 조작설 파다
국민은행 "마니아들 쏠림 번호 선호…조작 말도 안돼"

 오랜만에 로또가 잇따라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토요일(9일) 추첨된 로또복권 236회차에서 2명의 1등 당첨자가 나와 각각 50억원이 넘는 거금을 손에 넣었다. 1주 전 3명의 1등 당첨자가 30억여원의 대박을 터뜨린데 이어 2주 연속 '노다지'가 나온 것이다. 로또는 한동안 1등 당첨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며 10억원 안팎의 당첨금이 비일비재해 음모설까지 떠돌았다. 당연히 인기도 시들해졌다. 하지만 연달아 거액의 당첨금이 나오면서 다시 한번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쏠림에도 무더기로 쏟아지는 1등 당첨자

 지난해 9월 발매된 196회차 로또의 1등 당첨 번호도 한쪽으로 몰렸다. '35, 36, 37, 41, 44, 45'. 추첨 방송을 지켜본 로또 마니아들은 "이번엔 무조건 이월이다"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의외였다. 1등 당첨자가 무려 15명이나 나온 것이다. 그 때까지 꾸준히 제기됐던 로또 음모설은 196회차 결과가 공개된 뒤 더욱 힘을 받았다. 당첨금 가운데 상당액이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2003년 4월에 있었던 21회차에선 더욱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1등 당첨 번호는 '6, 12, 17, 18, 31, 32'였는데 당첨자는 무려 26명이나 됐다. 당시 1등 당첨자가 26명이나 쏟아질 확률은 0.00000003887%였다는 게 통계학자들의 분석. 로또 사업을 운영하는 국민은행측은 "지난해부터 번호를 직접 고르는 상당수 로또 마니아들이 한쪽으로 몰리는 번호를 선호하고 있다"며 "쏠림 현상에도 예상 밖의 당첨자가 나오는 이유도 이런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로또 음모설은 없다

 로또 번호 조작설에 대해 국민은행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음모설은 나름대로 일리가 있어 보인다. 잘 알려진대로 로또의 1등 당첨 확률은 814만5060분의 1. 로또는 매주 4000만 게임 정도가 팔려나가니 1등 당첨자는 5명 가량 나와야 정상적인 결과가 된다. 로또 번호가 한쪽으로 쏠린 기이한 1등 번호가 나와도 10명 넘게 1등 당첨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얼른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지난해 9월 198회차에선 추첨이 끝난 뒤에도 2번과 28번 공이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같은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퍼져 "로또 공에 자석이나 칩 등을 넣어 조작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로또 추첨기를 작동하는 여성 도우미의 타이밍이 번호의 쏠림 현상을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도 떠돌았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측은 "도우미가 추첨기를 작동하는 버튼을 누르며 3초 이내에 자동으로 공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조작은 불가능하다"며 "번호를 확인할 때에도 추첨기의 전원을 끄지 않아 다른 공이 움직이는 현상이 가끔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로또 공의 재질은 고무로만 이뤄졌다"며 "수시로 공의 무게(78g)를 확인하고 있으며, 5개의 공 세트를 번갈아 사용중이다"고 덧붙였다.

 

 ▶대박 번호는 따로 있다

 지금까지 시행된 로또에서 가장 자주 나왔던 1등 번호는 '37'이었다. 지난 토요일에 발표된 236회차를 포함해 그동안 '37'번은 무려 41차례나 1등 당첨 번호가 됐다. '40'번은 39차례에 걸쳐 1등 당첨 번호가 됐으며, '3'번과 '36'번도 38차례에 걸쳐 유리상자를 튀어나오는 대박 번호였다. 이들 번호는 6회차에 한차례 이상 1등으로 기록됐다는 얘기다. 좀체 구경하기 어려운 번호도 있다. '9'번과 '38'번은 고작 21차례에 그쳤다. '28'번과 '41'번, '12'번도 좀체 나오지 않는 숫자들. 이런 탓에 일부 로또 마니아들은 1등으로 빈출하는 번호를 챙겨 베팅하곤 한다. 실제 빈출 번호를 조합해 1등에 당첨된 행운아도 상당수 있다. 그러나 그들이 찍은 숫자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 류성옥 기자 watchdo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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