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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보복폭행' 파문 수습에 골몰

2007-04-28 15:29

 한화그룹은 경찰이 김승연 회장에게 소환을 통보한 28일 관련 실무부서를 중심으로 파문을 수습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었다.

 서울 중구 본사에는 휴일이라 대부분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았지만 홍보실과 법무팀 등 일부 부서 직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나와 경찰 소환과 언론 대응 방안 마련에 골몰했다.

 특히 법무팀은 경찰의 1차 출석요구 시한인 이날 오전 11시와 2차 시한인 오후 2시를 앞두고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내ㆍ외부 유리문을 걸어잠그고 외부 접근을 막은 채 대책회의를 여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채정석 법무담당 부사장과 장일형 홍보담당 부사장 등 그룹 고위관계자들도 회사 외부에서 수시로 대책회의를 갖고 변호사 선임과 김 회장의 경찰 출두 일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의 건강 문제 등을 들어 가능한 한 경찰출두를 연기하려 했으나 경찰이 '소환불응시 체포영장 신청'을 언급하는 등 초강경 입장을 보이자 크게 당황해 관계자들이 긴급히 대책을 논의한 끝에 29일 출두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대원 남대문서 수사과장이 이날 정오께 이례적으로 출석요구서를 직접 들고 본사를 방문, "사안의 중대성을 충분히 감안해 되도록 출석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 것도 적지않은 압박요인이 됐다.

 한화 관계자는 "갑자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바람에 변호사조차 선임하지 못한 상태여서 자진출석 시점을 정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다"고 말했다.

 김 회장 둘째아들의 중국 출국과 관련, 일부 관계자는 한화측이 일부러 출국사실을 숨긴 것처럼 잘못 알려졌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장일형 부사장은 "경호실장이 26일께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김 회장 둘째아들이 중국 현지 답사를 떠났다고 진술했다고 전해들었는데 경찰이 마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받은 28일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김 회장이 사실상 경찰의 1차 소환요구에 불응한 데에 대해 "김 회장이 실제로 건강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아 경찰에 출석한다고 해도 제대로 조사에 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김 회장 둘째아들의 출국과 관련, 경찰이 회사 관계자와 김 회장 부인의 사법처리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일단 사건 당사자인 김 회장이 경찰조사를 받은 뒤 사실관계가 명확히 가려진 다음에 논의하는 게 순서"라며 말을 아꼈다.

 교환학생의 일원으로 서울대 동양사학과 해외답사팀과 함께 중국 답사길에 오른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은 30일 귀국 예정이며 귀국 항공권도 예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관계자는 "둘째 아들은 학사일정에 따라 출국한만큼 예정대로 귀국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바지 등 간편한 여행복 차림의 김 회장 둘째 아들은 이날 베이징에서 묵을 모 호텔 인근에서 취재중인 기자들에 포착돼 귀국 일시 등에 관한 질문세례를 받았지만 묵묵부답했다고 일부 방송사들은 보도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 사건으로 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되자 방송 광고를 일체 중단하고 대내외 행사를 취소하는 등 가능한 한 노출을 피하고 몸을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사주 일가의 사적인 문제로 그룹 행보에 제동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그룹 이미지 하락과 직원사기 저하 등 중ㆍ장기적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금으로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도 급한 상황"이라며 난감해했다.

 김 회장 서울 가회동 자택에 머무르면서 수시로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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