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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tainment] 안진훈 "이해력 빠른 아이, 최상위서 밀릴 수도"

2007-04-03 11:11

 무엇이든 가르치기만 하면 금방 이해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이해력이 빠르면 대다수의 엄마들은 아이 머리가 좋다고 반가워합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빠른 이해력이 공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이해력이 좋은 아이들의 상당수는 생각하기를 싫어합니다. 그러다보니 주어진 지식이나 정보를 따지면서 받아들이지 않고 감각적으로만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빨리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감각적인 방식으로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깊이 있게 따져야 하는 수학이나 많은 사고를 요하는 문제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부에서 속도도 중요하지만 속도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또 이 아이들의 대다수는 기억력이 좋다는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공부에서 기억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공부 방법으로는 어느 정도 공부를 잘할 수는 있어도 최상위권 진입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새로운 형태의 문제가 나오면 기억에 의존해서 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내신에서 최상위 경쟁은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 또 배운 범위를 벗어난 문제를 누가 잘 푸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아이들은 비록 속도는 느리지만 하나씩 따지면서 받아들이는 사고력 있는 아이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외우는 방식에 적응될 경우 아이는 사고력은 물론 창의성마저 없어질 수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고 반복해서 외우기 때문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이렇게 받아들인 지식은 머릿속에 오래 남지 않고 다 나가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또 반복해서 공부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이런 방법에 익숙해진 아이의 공부 방법을 바꾸는 것은 정말 힘든 작업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 당장 아이에게 좀 어렵다 싶은 짧은 문단을 주고는 한번 자신의 말로 이야기해 보라고 해 보세요. 아이가 문장을 순식간에 줄줄 외우면서 요약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아이가 문단을 읽고 완전히 자신의 말로 요약하여 말할 수 있도록 훈련시켜 보세요. 이것만으로도 아이의 사고력은 훨씬 좋아집니다. 물론 학년이 올라가면서 공부도 더 잘할 것입니다. 안진훈 박사(MSC교육 대표ㆍ'아이 머리 바꿔야 성적이 오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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