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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FTA' 분신 허세욱씨 문병 행렬

2007-04-02 16:54

 한미FTA 협상이 타결된 2일 오후 'FTA 반대'를 외치며 분신한 허세욱(54)씨가 입원한 한강성심병원에는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한 '반 FTA' 진영 인사들의 문병 행렬이 이어졌다.

 26일째 청와대 앞에서 FTA 반대 단식 농성을 벌여온 문 대표는 이날 당직자들과 함께 허씨의 중환자실에 들어가 증세를 살펴보고 가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표는 "의식이 있어 알아보기는 하지만 얼굴 윤곽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환자 상태가 대단히 심각하다. 내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투쟁할 때 (허씨가) 자주 찾아 와 힘을 보탰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FTA 협상이 타결됐지만 앞으로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요청하는 등 국회 비준 저지를 위해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조합원 200여명도 병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허씨의 쾌유를 기원했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늘부터 1주일 동안 '현장 대장정'을 중단하고 국회 비준 반대 투쟁을 벌이겠다. 허씨를 살리는 길은 촛불집회에 조합원들이 한 명이라도 더 오는 길이다"라며 이날 저녁 예정된 촛불집회 참가를 독려했다.

 분신 직전 허씨와 전화 통화를 했던 동료 이모(43)씨는 "'편지를 써서 집에 뒀다'는 허씨의 말을 듣고 불길한 예감이 들어 달려가 보니 장롱 속에 유서가 있었다"며 "시위 현장과 경찰에 이를 알렸지만 불상사를 미처 막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분신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와 뜬 눈으로 밤을 지샌 일부 가족은 '나도 따라 죽고 싶다'는 등 다소 격앙된 말을 하기도 했으며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넋을 잃은 모습을 한 채 면회 요청을 일체 거절했다.

 의료진은 "허씨의 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생명이 위독하다. 의식을 회복했지만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쉬고 있으며 기도까지 화상을 입어 패혈증이나 폐렴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의료진은 기관지 내시경 검사 등 화상 치료를 계속하고 있으며 금주 중 피부 이식 수술을 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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