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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타결] 자동차 산업-시장에 큰 변화 예고

2007-04-02 16:43

 한.미 FTA는 자동차산업의 수출 내수 시장에 모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소세 인하 등 세제개편의 효과로 침체에 허덕여온 내수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되는데다 3000㏄이하 중소형 차량의 대미수출 관세 철폐로 인해 대당 200-300달러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수입차는 물론 국산차도 5% 이상 싸게 살 수 있게 된 셈이다.

 하지만 세제 개편이 오히려 소비자들의 차 구입시기를 늦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FTA발효까지 내수가 얼어붙을 수 있고 미국내 일제 차량의 우회 수출, 업체간 경쟁 가속화 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 특소세 등 세제개편..내수시장 활기 기대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들은 3년뒤 자동차와 관련한 세제개편이 "국내 자동차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일제히 환영했다.

 산업연구원 조철 연구위원은 "협상결과 자동차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어냈다"고 평가했으며 CJ투자증권의 최대식 애널리스트는 "세제개편은 자동차 산업의 내수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본석된다"며 "이번 FTA타결이 업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세제개편으로 소비자들이 차 구입을 늦추는 대기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볼 때는 침체된 내수 시장에 단비를 뿌릴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는 그랜저Q270럭셔리 모델의 경우 특소세가 5%로 단일화되면 판매가격은 2971만원에서 2800만원으로 171만원(5.8%)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3000만원이 넘는 고가차의 대당 가격이 5% 떨어지고 보유세금도 낮아진다면 현재 중형차 위주의 시장이 중대형차로 급속히 옮겨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업체 한 임원은 "엔트리급 소비층이 영향을 더 많이 받을 것"이라며 "이번 세제 개편으로 수입차 구입을 주저하는 소비층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하지만 이같은 세제개편 효과는 자동차업계에 치열한 생존경쟁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와 쌍용차 등 자동차 업체들이 수익성이 높은 대형 승용차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세제개편과 미국산 차에 대한 관세 철폐는 시장 경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중.소형차 수출 증가

 국내 자동차메이커들은 3000㏄미만 차의 대미 수출관세 (2.5%)가 당장 철폐될 경우 2.4% 대당 200-300달러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원화강세에 따른 가격 상향조정으로 북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었음을 감안하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자동차 대수는 모두 51만대(현지생산 판매분 제외). 이중 70%가 넘은 38만5000여대가 3000㏄ 미만의 중소형 차다.

 현대차는 베르나, 아반떼, 투스카니, 투싼 등 20만8000대(비중 86.8%), 기아차는 프라이드, 쎄라토, 로체, 스포티지 등 17만7000대(60.1%)이다.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현대차는 모두 3000㏄ 이상이어서 FTA 효과는 없다.

 GM대우는 지난 2004년 11만4690대, 2005년 10만6821대, 지난해 11만6761대를 미국시장에 수출했다. 차종은 소형차인 칼로스.젠트라(수출명 시보레 아베오), 라준중형차인 라세티(스즈키 포렌자) 등으로, 수출 전차종이 '즉각 관세철폐 대상' 이다.

 조철 연구위원은 "2.5%의 관세가 사라지면 5%의 수출 증가효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중소형 차의 수출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내심으로는 3년뒤 대형차의 관세 철폐와 10년간 픽업트럭의 단계적 관세(25%) 폐지에 더 관심을 두는 눈치다. 수익성이나 시장규모에서 더 낫기 때문이다.

 최대식 CJ투자증권의 최대식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현지화와 이번 FTA타결은 현재 26억달러인 대미 차부품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를 가져와 현대.기아차의 미국공장 원가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 미국차 한국서 잘 팔릴까

 한국자동차공업협회는 현재 우리나라의 수입관세(8%)가 미국산 수입차량에 대해 철폐될 경우 특소세, 교육세, 부가세 등을 포함해 국내 판매가는 7.4%로 내다봤다.

 하지만 여기에 특소세 인하까지 더해져 실제 가격 할인폭은 1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돼 현재 5000대 규모인 미국산차의 수입물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판매가 5390만원인 3000㏄급 링컨 MKX 승용차의 경우 최대 4700만원대에서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입차를 사는 구매층은 모두 부유층이어서 가격이 싸졌다고 해서 쉽게 일제차나, 독일차를 버리고 미국산 차를 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같은 미국메이커라 하더라도 일부사의 수입차는 70%가 유럽에서 생산된 것이어서 원산지 규정에 따라 FTA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자동차메이커들이 최근 저가차량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머지않아 이들의 한국시장 공략도 본격화될 전망이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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