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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타결] 충남 양돈농가 '한숨'

2007-04-02 14:48

 '한.미FTA'가 2일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남도내 대표적 양돈지역인 홍성의 축산농가들은 깊은 우려를 표했다.

 홍성 홍북면에서 돼지 5000여마리를 기르고 있는 김선모씨는 "그동안 줄기차게 수입 반대를 요구했지만 결국 어떤 형태이든 미국산 돼지고기가 대량으로 들어오게 됐다"며 "국산 양돈농가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저가의 미국산 돼지고기를 수입한다면 축산 기반이 일시에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축산농가 대부분 정부의 정책자금을 받아 시설을 지어 적게는 3억원, 많게는 10억원까지 빚이 있어 줄도산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돈협회 홍성지부 한흥재 지부장도 "한미FTA 협상과정에서 쇠고기 수입문제가 집중 부각됐지만 양돈농가는 한우농가 보다 걱정이 더 크다"며 "이번 FTA 타결로 미국 쇠고기가 대량 수입되면 돼지고기 수요가 저가의 미국 쇠고기로 이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한우는 고급육 중심의 브랜드 개발이 이뤄졌지만 돼지고기는 고품질 브랜드 개발조차 돼있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돼지고기 수입이 불가피하다면 적어도 소비자들이 이 고기가 수입산인지 국산인지는 알 수 있도록 고기 유통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며 "식당에서 돼지고기의 원산지를 구분해 판매하면 소비자들이 가격은 좀 비싸도 결국 우리 돼지고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 홍성군내 돼지 사육 마릿수는 45만여마리로 충남 전체 사육 마릿수(200만여마리)의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6.5%에 이르고 있다.

 한우농가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로 한우협회 민재기 홍성지부장은 "예상했던 일이지만 막상 한미FTA 체결이 현실로 다가오니 답답하기 그지없다"며 "일단 정부차원의 보호책을 지켜본 뒤 축산농가의 입장을 정리,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일단 FTA가 체결된 만큼 정부가 나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값에 한우 고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유통체제를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성군 축산유통 담당자는 "한미FTA 타결 소식에 축산 농가들에서 투매현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우시장을 점검했으나 아직까지 특별한 홍수출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중앙정부 차원의 대책이 발표되는 대로 축산농가 보호대책을 실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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