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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타결] 경남 농업-노동계 "손실 우려"

2007-04-02 14:39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최종 타결된 2일 낮 경남도 내 농업단체들은 FTA가 가져올 영향에 우려 섞인 분석과 전망을 내놨다.

 이현호 한국농업경영인 경상남도연합회장은 이날 "이번 협상체결은 어떤 측면으로 보더라도 졸속으로 추진됐으며 '퍼주기식'으로 진행됐다"면서 "미국과의 FTA 체결은 비단 농업 뿐 아니라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크게는 국가 경제 전체를 뒤흔들 중대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문제는 정부가 FTA 체결에 따른 대안이나 대책도 세워놓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FTA 타결안이 국회의 비준을 받지 못하도록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진주시농민회 한정현 사무국장은 "2001년 일부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완화 등의 조치가 시행되면서 국내 과수 농가는 가격 폭락이라는 '핵폭탄'을 맞은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미국과 FTA가 체결되면 전례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한 국장은 "오렌지가 대표적인 경우"라면서 "경남도 내 과수 농가의 경우 사과나 포도 농가 정도만 수지 타산에 맞는 가격을 받고 있는데 FTA가 체결되면 이들 품목도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한우협회 정호영 부산.울산.경남지회장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되면 국내 한우생산 기반은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면서 "이는 국내 소비자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우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절대 열위에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정 지회장은 이어 "쇠고기 시장 개방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한우 가격은 벌써 예년의 70% 수준까지 하락했다"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에 유통되면 축산농가의 한우 투매현상은 더욱 가속화돼 해당 농가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업계에 이어 지역 노동계의 반발도 이어졌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조태일 교육선전국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정부는 한.미 FTA 체결로 수출시장이 늘어나고 한국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한다고 하지만 그동안 실업자와 빈곤층이 늘어나고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정반대 상황만 벌어졌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또 "정부가 내세우는 FTA 체결의 명분은 설득력이 없다"면서 "오히려 미국에 대한 경제 예속만 심화되고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더 커지고 생활은 더 피폐해질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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