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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타결] 경북 축산농가 '기능성 돼지로 파고 넘는다'

2007-04-02 14:23

 한미 FTA(무역협정) 타결로 축산 농가들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경북지역 곳곳에서 사육되고 있는 기능성 돼지들이 한국산 돼지의 자존심을 지켜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 최대 산지인 경북 안동에서 관내 9개 축산농가들이 기르고 있는 '안동참마돼지'는 사육한 지 1년이 가까워지는 요즘 서울의 유명 백화점과 직판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마를 먹여 키웠다는 사실 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는 마 돼지는 하루에 150마리 가량 돈육으로 출하되고 있을 만큼 인기다.

 마와 활성탄, 특수사료를 섞은 먹이로 키우다보니 일반 돼지고기보다 맛과 향이 뛰어나고 성인병 예방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할 뿐 아니라 끈적끈적한 마의 특성처럼 수분을 유지하는 힘(보습력)이 뛰어나고 쫄깃쫄깃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안동에 마 돼지가 있다면 문경에는 약돌 돼지가 있다.

 강한 알칼리성을 띤 거정석(페그마타이트)을 이르는 약돌은 문경시 가은읍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물에 넣으면 녹조 발생과 부패를 방지하는 약리효과를 보이는 신비의 돌이다.

 문경시는 이 약돌을 갈아 사료에 섞은 뒤 돼지에게 먹인 결과 불포화 지방산과 필수 아미노산 함량이 일반돼지보다 높을 뿐 아니라 셀레늄이 함유되고 일찍 굳어지지 않으며 기름이 물에 잘 씻기는 아주 독특한 돼지고기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1999년 10월 상표등록된 문경 약돌돼지는 이후 인기에 인기를 거듭해 현재 전국 80여개의 판매처에서 1㎏당 일반돼지보다 1000원 가량 비싼 값에 팔리고 있고 체인식당도 여럿 거느리고 있다.

 현재 3만 5000여 마리에 달하는 약돌돼지는 앞으로 사육 두수가 늘어나 하루 400~500마리를 도축하는 수준에까지 이를 전망이다.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군에는 마늘 먹인 돼지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의성군이 '의성 마늘포크'란 브랜드 이름으로 야심 차게 키우고 있는 마늘 돼지는 정육 출시 3년 만인 올해 서울과 수도권 40개 대형매장 정육코너를 휘젓고 있다.

 지난 2003년 의성지역 16개 축산농가가 작목반을 만들어 본격 사육에 나서 이듬해 7000마리를 시작으로 2005년 1만5000마리, 지난해에는 3만5000마리를 출하하는 등 해가 갈수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출하 목표는 무려 5만마리로 출시 3년여 만에 7배 이상 수요가 늘어난 셈이다.

 의성 마늘포크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전국 제일의 의성 마늘을 사료로 해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프로그램에 따라 돼지를 키우기 때문에 육질과 영양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의성 마늘이 천연 항균제 역할을 해서 새끼돼지들에게 특별히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되며 마늘 성분 덕분에 돼지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도 빠뜨릴 수 없는 장점이다.

 전문 연구기관의 실험 결과 보통 돼지고기에 비해 사람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15% 낮고 불포화지방산은 12%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명성에 힘입어 의성 마늘포크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을 획득하는 한편 서울과 수도권 매장에서 일반 돼지고기보다 30% 이상 비싸게 팔리고 있다.

 참외의 고장 성주에서는 올해부터 참외 씨를 먹인 돼지를 키우고 있다.

 새로운 브랜드 돼지를 개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성주군이 참외의 씨에서 유익한 성분이 나온다는 농민들의 얘기를 듣고 지난해 7월부터 2개월간 참외씨를 사료에 섞어 돼지에 먹인 결과 뜻밖의 효과를 발견하게 됐다.

 한국식품연구원의 분석 결과 노화방지 물질인 천연토코페롤 성분인 비타민E가 100g당 140㎍이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보통 돼지고기의 100배가 넘는 수치다.

 이에 고무된 7개 양돈농가들이 '성주포동이 참외포크 브랜드사업단'을 공식 조직해 올해부터 본격 사육에 들어갔으며 앞으로 연간 7만 마리까지 사육 두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참외포크 브랜드사업단측은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노화방지에 효험이 있는 비타민E도 많이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 수입산 돼지고기의 저가 공세도 어렵지 않게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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