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한미 FTA 타결] 정치권 평가 엇갈려

2007-04-02 13:16

 2일 낮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이 극적 타결되자 정치권은 정치적 입장에 따라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한미 FTA에 대해 '원칙적 찬성론'을 견지해온 한나라당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에 기대감을 표하며 환영 입장을 밝힌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추진모임은 협상 타결의 의미를 평가하면서도 향후 검증에 못지않게 무게를 두는 '중간적' 입장을 취했으며 민생정치모임,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은 '졸속 협상'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협상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인 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 민생정치모임 천정배(千正培) 의원을 비롯한 '반대파' 의원들은 정치권과 시민단체간 연대를 통한 협상 무효화 운동에 적극 나서기로 해 향후 국회 비준절차에 험로를 예고했다.

 한나라당 나경원(羅卿瑗) 대변인은 타결 직후 발표한 논평에서 "이번 협상 타결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 양국이 21세기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한층 더 공고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한미 FTA는 한국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다. 미국시장을 적절하게 공략, 무역 강국으로 비상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환영의 뜻을 피력했다.

 나 대변인은 "협상 타결로 위기를 맞은 취약 분야, 특히 농업 분야에 대해서는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협상 세부 내역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따져볼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비준동의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기회는 극대화하고 위기는 최소화해 한국 경제가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정부와 시민사회, 정치권 등이 지혜를 모아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당 FTA 특위 위원장인 윤건영(尹建永) 의원은 "FTA는 우리 경제 전반에 아주 다양한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정밀하고 종합적 분석을 통해서 평가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최재성(崔宰誠) 대변인은 논평에서 "협상단이 많은 고생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그렇지만 무조건 통과는 없다. 우리당은 이제부터 하루에도 수백 번씩 계산기를 두들길 것"이라고 언급하고, "국익에 도움되는 협상이었다고 생각하면 국회 비준동의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당 FTA 특위 위원장인 송영길(宋永吉) 의원도 "FTA는 '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이 아니라 상호간 이해를 맞추는 것이므로 내용을 찬찬히 분석, 평가한 뒤 국회 비준동의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다만 협상진행 과정에서 제기된 '졸속 비판'에 대해서도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신당모임 양형일(梁亨一) 대변인도 "최선을 다해준 양국 협상단의 노고에 대해 위로의 뜻을 전한다"면서 "최종협상안이 나오면 19개 전분야에 대해 중장기적 차원에서 철저한 분석과 평가 과정을 가질 것이고, 각 분야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를 통해 국회 비준에 대한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공감했다.

 양 대변인은 "FTA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특정산업 분야의 이익으로 남겨져선 안되고 국민 전체의 이익으로 흡수될 수 있는 정책적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민주당 이상열(李相烈) 의원은 "정부가 '선대책 후협상'의 원칙보다는 타결을 전제로 한 시한연장까지 하면서 실익없는 타결에 급급한 것은 미국의 부당한 통상압력에 굴복한 결과로 보여져 매우 유감"이라며 "향후 국회비준 과정에서 협상 내용을 철저히 따져보고 우리 국익과 민생에 도움이 안된다면 국민과 함께 비준거부 운동까지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생정치준비모임 정성호(鄭成湖) 대변인도 "매우 불행한 일로 우리 국익을 심하게 손상하며 특히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으로 본다"며 "우리 경제가 미국경제에 종속될 것인 만큼 민생정치모임은 FTA 비준에 반대하는 의원들을 조직화해서 비준동의안이 거부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 김형탁(金炯卓)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미 FTA 협상 타결로 국내 시장과 농가가 초토화 일보 직전의 암담한 상황에 처했다"면서 "지도부와 소속 의원이 온 몸을 던져 한미 FTA 체결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중심당 이규진(李揆振) 대변인은 논평에서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한미 FTA 타결이 국론 분열로 흐르지 않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FTA 협상 타결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 의견을 보였다.

 정동영(鄭東泳) 전 우리당 의장은 "우리가 생존하는 길은 대외적 개방과 대내적 민생복지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전체적으로 현 협상 결과는 '플러스(+) FTA'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FTA 협상 반대 단식 농성을 진행해 온 김근태(金槿泰) 전 의장은 "무엇이 그렇게 급하고 아쉬워서 졸속으로, 그것도 미국의 요구대로 타결을 선언했는지 상식의 눈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엄청난 대국민 사기극으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의원의 모든 권한을 동원해 협상 결과를 파악하고 정부 관계자들이 국민의 입장에서 협상에 임했는지를 추궁할 것"이라며 "오는 6월 양국 정부간 협정체결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정당 및 사회단체간 연석회의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천정배(千正培) 의원도 "참여정부가 4.2 조공협상으로 경제주권을 넘겨주고 민생을 포기했다"고 비난하고 "국익과 민생,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배반한 삼반(三反) 밀약의 책임자는 역사와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범국민적 항쟁을 통해 4.2 조공협상을 무효화시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