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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식당서 손님에 '세척제 물'을 음료수로 제공 사고

2007-01-19 09:33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 입주한 식당에서 세척제 희석액을 음료수로 제공해 이를 마신 손님이 병원에 실려가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19일 서울 강남의 모 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가족과 함께 이 백화점의 한 식당을 찾은 백모(38.여)씨는 종업원이 갖다 준 생수병에 든 물을 아들(7)에게 먹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목이 말라 물을 벌컥 들이킨 아들이 "엄마 물이 매워"라며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직접 물을 마셔보니 코를 찌르는 냄새와 함께 강한 독성이 느껴져 종업원을 부른 뒤에야 락스 희석액이 담긴 물병이 제공됐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문제의 물병은 간장을 보관했던 것으로 냄새와 자국을 없애려고 락스로 세척해 놓았는데 종업원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물을 담아 내왔던 것이다.

 백씨는 남편과 함께 아들을 토하게 한 뒤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로 데려갔다.

 백씨 모자는 위 세척을 하고 정밀진단을 받은 뒤 이튿날 퇴원했다.

 그러나 아들은 아직도 락스가 든 물을 마셨다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백씨도 눈이 침침하고 목에 염증이 생겨 통원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백화점과 식당 측은 사고 당시에는 백씨 가족에게 사과하고 치료비 보상을 약속했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백씨는 주장했다.

 백씨는 백화점을 찾아가 경영진의 사과와 아들의 정기 정밀검진 비용, 정신적 위자료 보상을 요구했지만 "도의적으로는 죄송하지만 보상금 문제는 생산자배상물 책임보험을 통해 액수를 산정해서 지급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백씨는 "백화점 식당에서 락스 물을 준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라며 "적절한 보상은 커녕 돈을 뜯어내려는 사람인 처럼 취급하는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화점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담당자가 동행해 사태를 수습하는 등 나름대로 조치를 취하고 사과했다"며 "최선을 다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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