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노대통령 매일 '청와대 브리핑 회의' 주재

2007-01-18 11:17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최근 들어 매일 '청와대 브리핑 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있는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올 초부터 매일 오전 일일상황점검회의가 끝난 후 관저로 일부 참모들을 불러 30~40분 동안 회의를 열어 청와대 홈페이지인 청와대 브리핑에 게재될 글들의 방향과 취지 등을 관련 참모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관련 참모들로부터 현안과 함께 그 날의 청와대 브리핑 운영 계획을 보고받은 뒤 현안에 대한 세부사항을 일일이 지시하고 있다.

 회의에는 윤승용(尹勝容) 홍보수석을 비롯한 홍보수석실 비서관들이 고정적으로 참석하며 현안에 따라 다른 수석실 참모들도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브리핑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메지시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공식적인 대외 창구인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 브리핑 회의'는 언론사로 치자면 일종의 '편집회의'인 셈이다. 그동안 청와대 브리핑은 김종민(金鍾民) 국정홍보비서관의 책임 아래 운영돼 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각종 이슈와 쟁점에 대한 대응 등 참여정부가 그동안 했던 일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취지에서 대통령께서 직접 청와대 브리핑 글들을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청와대 홈페이지를 직접 챙기고 나선 것은 대(對)국민 메시지를 직접 관리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여기에는 평소 참여정부의 성과가 언론에 정확하게 반영되지 않는다는 언론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노 대통령이 17일 중앙언론사 편집.보도국장단 오찬에서 "정부는 (언론의) 지적을 수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들어오는 방향의 소통은 막힘이 없지만, 나가는 방향에 있어서의 소통은 문제가 많다"고 말한 것이 바로 이런 맥락이다.

 '나가는 방향', 즉 청와대발 정책 메시지가 국민들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언론이 그 매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노 대통령은 또 "참여정부의 그 동안의 정책적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며 "10년, 20년 뒤에 언론자료와 국정브리핑 등 우리 정부의 자료를 갖고 정확성을 한번 더 평가해보자. 그 점이 (언론과의) 선의의 경쟁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언급한 '정부 자료'중 하나가 '청와대 브리핑'이며, 국정홍보처가 운영하는 '국정 브리핑'이다. 집권 마지막 해로 접어들면서 참여정부를 마무리하는 기록에 대한 의지도 청와대 브리핑을 직접 챙기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그동안 국정 브리핑은 댓글도 직접 많이 달고 하면서 애착을 많이 보였고, 그 성과로 국정 브리핑이 정책 포털로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올해는 청와대 브리핑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특히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의 개헌 정국도 노 대통령의 청와대 브리핑 챙기기에 한몫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시점에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은 안된다는 여론의 물줄기를 틀기 위해서는 대국민 홍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의 지난 9일 개헌 제안 이후 청와대 참모들이 청와대 브리핑에 경쟁적으로 글을 올리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노 대통령이 청와대 브리핑 회의를 직접 주재하기 시작한 올들어 매일 게재되는 청와대 브리핑 글 건수도 지난해와 비교해 부쩍 많아졌다.

 예를 들어 지난 4일 '대통령은 정치 얘기는 하지 말고 경제에 전념하라'는 정치권과 언론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정윤재 의전비서관, 김성환 정책조정비서관 등 3명의 참모들이 릴레이로 올렸고, 3일에는 국회의 예산삭감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 4건을 동시에 올리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취지대로 기틀이 잡히면 다시 참모들에게 맡기실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계속해서 회의를 주재하실 것"이라며 "회의는 청와대 브리핑의 방향을 정하기 위해 대통령의 생각을 듣는 자리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