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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쇠고기 수입 사실상 중단..장기화 전망

2006-12-31 20:38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뼛조각' 반송으로 홍역을 치른 이후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행 선적은 1월 8~9일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쇠고기 검역 관련 한.미 기술적 협의나 후속 협상에서 양국이 검역 절차 및 기준 등에 합의한 뒤에야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관계자는 31일 "현재 미국 쇠고기 수출업계에서 한국 수출을 위해 이미 선적했거나 선적을 준비하고 있는 물량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앞선 1~3차 수출 건이 뼛조각으로 모두 반송된 뒤 미국 수출업자들이 한국 수출에 엄두를 못 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립수의검역과학원도 "현재 국내에 들어와 검역을 기다리는 물량은 없고, 반입과 검역이 예정된 건도 없다"며 "수출에 앞서 2~3차례나 엑스레이로 검사한 3차 수출분에서도 한국이 육안으로 뼛조각을 찾아내 반송하자 미국 수출업체들이 거의 한국 수출을 포기한 상태라는 게 국내 수입업자들의 전언"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 12월1일 한국에 도착한 뒤 뼛조각 때문에 반송된 3차 수입분, 냉장 쇠고기 10.2t을 마지막으로 한 달 넘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움직임이 전혀 없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 10월 말 첫번째 물량이 들어온 뒤 약 20일(11월23일), 10일(12월 1일) 간격으로 수입이 지속됐던 것과 비교해 긴 공백으로, 사실상 한미간 쇠고기 무역이 잠정 중단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이 많다.

 또 향후 양국이 검역 기준이나 절차 등과 관련, 기술적 협상 테이블에서 타협점을 찾기 전까지는 수입 재개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농림부 관계자는 "실제 무역을 하는 업자들이 반송 등의 위험을 감수하면 지금이라도 쇠고기를 들여올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상황과 분위기로는 당분간 수입이 이뤄지기는 힘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농림부 입장에서 업체들의 '무리한' 수입 감행은 그다지 달가운 일이 아니다. 만약 '뼛조각' 때문에 다시 네 번째 검역 불합격이 결정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막판 협상을 앞두고 완전히 쇠고기가 통상 마찰의 '주범'으로 굳어지고 모든 부담을 농림부가 떠안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농림부는 일단 1월 8~9일에 열릴 예정인 기술적 협의를 통해 양국간 쇠고기 검역 문제의 원만한 해결 방안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농림부 관계자는 "양국이 오랜 시간 협의를 거쳐 지난 1월 위생조건을 체결했지만 실제 교역을 해보니 기술적 문제가 드러난 상황"이라며 "이는 어느 한 쪽을 비난할 일이 아니며, 기술적 전문가들의 논의 과정에서 방법을 찾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할 수 있는 구체적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미국측이 (수입 위생조건) 불합치 물질의 정의, 검역 절차, 검역 불합격 물량의 처리 방안 등 큰 의제를 제시했을 뿐 구체적 요구 사항을 밝히지 않은 만큼 회의를 진행하면서 우리측 입장을 정리하고 해법도 도출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보내온 의제로 미뤄 미국측은 이번 협의에서 뼛조각 크기의 기준을 설정하거나 현행 우리의 전수검사 방식을 샘플검사로 바꾸고, 문제가 발견될 경우 전량이 아닌 해당 부분만 반송.폐기하는 방안 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할 때 뼛조각 기준 도입이나 샘플 검사 등을 농림부가 즉각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인 만큼, 기술적 협상과 함께 한.미 쇠고기 교역 중단 상황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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