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알삥'-'도토리깡', 청소년들 새로운 고민거리로

2004-12-27 11:48

일부 불량 학생 휴대폰 등 기능악용 강제로 빼앗아

 '알삥', '도토리깡'.
 새로 나온 과자이름이 아니다. 과거 학교 근처 으슥한 골목길에서 불량배들이 학생들을 상대로 돈이나 값나가는 물건을 뺏던 것을 원조 '삥'이라고 한다면 '알삥'은 21세기형 업그레이드판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바로 이 '알삥'과 '도토리깡' 때문에 고민 중인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알'은 모 이동통신사가 중고등학생을 겨냥한 요금제에서 나온 말로 학생들은 매달 '알'이 주어지는 한도 내에서 문자 메시지 전송 및 전화 통화를 할 수 있다. 특히 이 '알' 요금제에는 '알'을 친구들끼리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도 있는데, 한 학생이 자신이 한달 동안 제공받은 '알'을 다 썼을 경우 다른 친구로부터 '알'을 받아 그 '알' 만큼 통화나 문자를 더 쓸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이 이 기능을 악용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서울 K중학교 2학년 김문선양(15)은 "불량학생들이 '알' 요금제를 쓰는 친구들의 핸드폰을 빼앗아 강제로 자신의 핸드폰으로 '알'을 보내도록 시킨다"며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지만 학교 내에서는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것이 교칙 위반이기 때문에 혼자서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용자 1000만명을 넘어선 '싸이질'로 인한 용어도 생겨났다. '도토리깡'이 바로 그것.
 싸이월드에서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꾸밀 수 있는 배경음악과 스킨(배경화면) 등을 현금 대신 '도토리'를 이용해 구입할 수 있는데, 이 도토리 역시 '알'처럼 서로 간에 선물이 가능하다. '도토리깡'은 이런 점을 악용해 '도토리를 뺏어가는 깡패'라는 뜻을 지닌 용어. 고등학생 김모군(17)은 "싸움을 잘 하는 급우가 도토리나 알을 달라고 하면 차마 거절할 수가 없다"며 "거절했다가는 자칫 왕따가 되기 쉬워 고민하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이정민(성균관대)명예기자 bellejm@dau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많이 본 뉴스

 
Copyright sport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