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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 유영철, 구치소서 자살 기도

2004-10-05 11:56

   연쇄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영철(34)이 최근 구치소에서 목을 매 자살을 기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법무부는 "유영철이 3일 밤 12시쯤 서울구치소내 독방에서 유서 2장을 남긴 뒤 식탁을 딛고 올라서 벽에 설치된 선풍기 전기선을 목에 감고 자살을 시도했으나 교도관에게 발각돼 미수에 그쳤으며 이렇다할 외상은 없다"고 밝혔다
 법무부 관계자는 "최근 유씨의 서신을 검열하는 과정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이 있어 자살 가능성에 대해 계속 대비해 왔다"면서 "담당 교도관이 유씨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어 자살을 기도하자 마자 제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유씨는 평소 편지를 주고 받아온 월간조선 이모 기자에게 남긴 유서에서 피해자 유족 등에게 사죄한다는 내용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영철 유서 남기고 자살 기도
◇ [사진 제공=연합뉴스]

 월간조선 이 기자는 "지금까지 유영철과 9통의 편지를 주고 받았다"면서 "4일 도착한 편지에서 '이제는 마지막 편지를 올린다'고 써 자살을 암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유영철은 평소 권총 자살한 빈센트 반 고흐 등 예술가들의 광기에 심취했다"면서 "중학교 시절 동경했던 예술고 입학이 색맹으로 좌절되면서 방황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철은 특히 "훗날 제 아이가 성인이 돼 아버지의 정체를 알게되는 것이 가장 두렵다"면서 진한 부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김 용 기자 ykim@>


"아들이 내 정체 알까 가장 두려워"

유영철 유서 발췌
   화가 중에 면도날로 자신의 귀를 자른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했던 그 남자는 '돈 맥클린'의 '빈센트'를 즐겨들으면서도 마음을 잡지 못했습니다. 평생 가난속에서 불우한 생을 산 '빈센트'는 결국 정신발작으로 인한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듯이 그 남자도 비슷한 길을 갈거라는 암담함 속에서 어둡게 생을 살아 왔습니다.
 (중략)
 시한부 인생보다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저같은 인간에게 남들은 꺼려하는 인연의 끈을 자꾸 늘리려하는 그 순수함 또한 따스하게 받아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제가 행한 일은 잘못되었고 절대 용서 받을 수 없습니다. 또한 백번 죽어 마땅합니다.
 훗날 제 아이가 성인이 되어 아버지의 정체를 알게되는 것이 저로서는 가장 두렵습니다. 바르게 자랐더라도 모든 사실을 안다면 그 애는 마음이 흔들릴 것이고 머지않아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증오의 싹이 생길 것입니다.
 지금은 요절한 가수 김광석의 음악을 되뇌이며 이렇게 마지막 편지를 쓰고있답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그대 보내고 멀리
 지는 해와 작별하듯
 그대 떠나 보내고
 술잔 앞에 앉으면
 눈물 나누나….
 그동안 고마웠다는 말 거듭 전하며 이 기자의 건강과 앞으로의 삶이 밝고 아름답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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