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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 탈북자 한국행 포기...北가족 부양

2004-07-29 08:20

 최근 중국에 머무르고 있는 탈북자 상당수는 남한행을 포기한 채 중국에 정착, 돈을 벌어 북한의 가족을 부양하고 있는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2002년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 정일영(52.가명)씨는 탈북자동지회 회보 '탈북자들'(7월호)과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옌볜(延邊) 등에서 70여명의 탈북자를 만나본결과 "예전에는 한국으로 오려는 탈북자가 많았으나 지금은 많이 줄었다"며 "체포된사람이 너무 많고 그들의 고통을 알게 되자 위험을 감수하고 한국으로 오기보다는중국에 살면서 북한 가족에게 식량과 돈을 보내주는 데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일부 탈북자들은 중국에 정착해 살면서 3개월에 한번씩 북한으로 건너가 가족에게 식량과 생필품을 넘겨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또 중국 공안당국이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탈북자보다 탈북자 인신매매범을 단속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검찰국의 한 조선족 검사로부터 탈북자보다 인신매매자를 철저히 처벌하라는 공문이 상부에서 내려왔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신매매의 표적이 된 탈북 여성들은 적게는 45만원(한국 원화) 많게는 70만원에 팔리고 있다며 "그나마 괜찮은 대상에게 팔려간 여자들은 북한의 가족에게식량이나 용돈을 보내줄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이어 과거와 달리 최근 들어 합법적으로 국경을 넘어오는 북한 주민들이많다며 "식량이 부족한 시기여서 그런지 북한당국이 중국에 먼 친척이라도 있으면도강증을 떼줘 식량이나 생필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평북 신의주와 함경북도가 같은 국경지역이지만 경제가 비교적 발전된신의주 출신 주민들은 북한 체제에 대한 미련과 신의주의 경제특구에 기대를 갖고있는 반면 경제적으로 낙후한 함경북도 주민들은 "떠나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공안에 체포된 탈북자들이 북송되는 것이 두려워 단식을 하거나 심지어 못을 삼키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교도관들은 탈북자들에게 나무젓가락을 밥이나 겨우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짧게 잘라 지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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