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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철 원룸 현장취재...범죄영화 보며 '살인 연습'?

2004-07-19 12:02

세편의 DVD 책상서랍에 보관
파일엔 기사 스크랩-메모 가득
여성 누드 - 연예인 얼굴 스케치
 '범죄 영화는 살인의 교과서?'
 엽기적인 살인행각이 벌어진 장소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깔끔한 원룸. 지난 18일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34)의 검거 소식이 알려진 후 그가 살았던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의 2층 원룸을 찾았다. 잘 정돈된 재킷과 와이셔츠, 분재와 어항 등 연쇄 살인범의 방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책상 서랍에서 발견된 영화 '공공의 적'과 '베리 배드 씽' 등 범죄영화 DVD

 ◆ 예사롭지 않은 세편의 DVD
 살인범 유영철은 마치 자신의 범죄상을 말해 주듯 세편의 범죄 영화 DVD를 PC 책상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공공의 적', '베리 배드 씽', 그리고 '크라임 라이프'.
 엽기적인 살인범을 그린 공공의 적은 우연찮게도 유영철 사건과 유사한 점이 보인다.
 영화 내용중에는 주인공인 범인이 밤에 자신의 집에 들어가 연로한 친부모를 살해하는 패륜 장면도 있어, 부유층 노인을 집중 타깃으로 삼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게다가 잔혹 코미디를 표방하는 베리 배드 씽은 시체를 전기톱으로 토막내 처리하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영화 포스터에도 주인공인 배우 크리스천 슬레이터가 전기톱을 들고 있는 그림이 들어 있어 유영철의 범죄를 연상케 한다.
 또 유영철이 경찰에 검거될 당시 상대를 방심하게 만들기 위해 다리를 저는 흉내를 낸 것도 영화의 한 장면을 모방한 것으로 보인다.
 '유주얼 서스펙트'가 그 영화로 여러명의 피의자 가운데 진짜 범인은 마지막에 다리를 저는 흉내를 냈던 케빈 스페이시로 밝혀져 관객들의 허를 찌르는 내용이다. 유영철의 은신처에서는 DVD 관련 잡지도 보여 영화가 그의 '범죄 교과서'였다는 심증을 굳게 한다.

◇ 실탄사격장을 소개한 한 일간지 기사의 스크랩(위부터) 등이 그의 복잡하면서 이중적인 성격의 한 자락을 드러낸다. <이백일-김인구 기자>
 ◆ 멀티마니아
 그의 방에 들어서자 침대 위에 놓인 검은색 클리어파일이 눈에 들어왔다. 파일에는 정보화, 부동산, 인테리어, 사격, 오디오, 고급 자동차 등 다양한 내용의 기사 스크랩과 자필 메모가 빼곡했다.
 '음반'이라는 노트 한페이지 분량의 메모에는 서양의 유명 팝 가수들과 대표곡, 음악적 특징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어 눈길을 끈다. 또 국내 모 자동차회사의 최고급 E승용차의 사진도 따로 있어 부(富)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 가족에 대한 관심
 잔혹한 살인마였지만, 가족에 대한 관심은 컸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스크랩 중 특히 눈에 띄는 건 제주도 가족여행 패키지 관련 기사였다. 유영철은 예상 여행경비까지 상세히 적어 놔 11세 된 아들과 단란한 가족생활을 꿈꿔 왔던 것으로 보인다.
 또 침대 머리쪽 책꽂이에선 그의 아들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의 스케치북도 발견됐다.

◇ 모 연예인을 그린 초상화
 ◆ 만화가 지망생
 유영철은 예민한 '손'을 가진 범죄자였다. 그가 그린 스케치를 보면 그의 실력이 전문 만화가를 뺨치는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연필로만 그린 정물화, 여성의 누드화, 연예인 L의 초상화 등은 매우 사실적이다. 또 여자 영화배우 S, 탤런트 C 등의 사진을 스크랩해 여성에 대한 갈망을 엿보게 한다.
 < 이백일 maverick@ 김인구 기자 c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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