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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업계, 해외진출에 '올인'

2004-07-14 08:25

국내의 '무한경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인터넷업계가 활로를 해외진출에서 찾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에 앞장섰던 NHN[035420]이 일본 등지에서 성과를 하나씩 착실히쌓으면서 다음[035720].네오위즈[042420] 등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업체들도 뒤질세라 일본 상륙에 나서는 등 해외진출에 '올인'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NHN은 14일 김범수 사장과 이해진 부사장, 김정호 부사장 등 경영진 전원이 일본으로 건너가 15일부터 이틀간 도쿄에서 분기별 경영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사내에서 가장 중요한 회의인 경영회의는 분기마다 NHN의 전 경영진이 외부와격리돼 철야로 향후 회사의 진로를 논의하는 장으로 NHN이 경영회의를 해외에서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일본 인터넷시장의 급성장을 타고 일본내 사업이 곧 한국과 대등한 위치로올라설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모든 경영진이 현지 사정을 피부로 느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NHN 관계자는 "일본이 초고속인터넷 이용자수나 가격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을 넘어선데다 최근 광케이블망의 대폭 가격인하 등으로 곧 인터넷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매출 규모에서도 한국을 넘어설 날이 얼마 안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문의차 NHN을 찾아온 일본의 티켓예매 전문업체의 매출액이3천억원대라고 해 충격을 받았다"며 "일본 업체들이 규모만 큰 것이 아니라 검색.블로그.아바타.게임 등 어느 분야에서도 국내 못지 않은 정보를 갖고 있어 더 이상 얕볼 수 없는 상대"라고 말했다.
 NHN은 현지법인 NHN재팬을 통해 올 하반기 게임포털 한게임재팬에 대한 대규모마케팅과 네이버재팬의 블로그 서비스 등을 통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일본 시장에서 도약을 꾀할 계획이다.
 이달 초 시작한 블로그 서비스는 경쟁업체인 일본의 익사이트가 한달이 걸린 새블로그 개설 1만개를 단 사흘만에 달성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시접속자수 6만5천명으로 압도적 1위에 올라 있는 한게임재팬도 내달 말부터TV.신문.잡지를 통한 대대적 광고공세로 대중 상대 시장에 본격 진입해 연말까지 매출액 250억원을 내다보고 있다.
 중국 제1의 게임포털 아워게임(ourgame.com)에 인터넷업계 해외투자로 사상최대인 1억달러를 투자해 공동 경영권을 얻은 NHN 중국 사업도 지난달 말 김정호 부사장이 공동 CEO(최고경영자)로 부임해 사업재편을 서두르는 등 순항하고 있다.
 NHN이 해외시장에서 '약진'을 거듭하면서 라이벌 다음도 일본 커뮤니티 사이트카페스타(cafesta.com)를 인수해 포털.커뮤니티 시장에 진출하는 등 뒤늦게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카페스타는 100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로 다음은 이미 확보된 사용자 기반에 다음의 커뮤니티 서비스 노하우와 콘텐츠를 결합하면한국의 카페 붐을 일본에서도 재현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미국의 유명 메일 서비스업체 메일닷컴(mail.com)을 인수해 메일부문 브랜드를 강화하고 미국 등 해외진출까지 내다보겠다는 목표로 협상을 진행중이다.
 네오위즈도 개인용 홈페이지 '홈피'를 무기로 일본 시장을 파고들기로 하고 일본 법인 네오위즈 재팬에 26억원을 새로 투자하는 등 준비를 가다듬고 있다.
 네오위즈 재팬은 그간 국내와 동일한 홈피를 일본에서 시험 운영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안에 일본 사용자의 입맛에 맞게 완전 현지화된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일본에서 '온라인으로 쓰는 일기' 개념의 개인 홈페이지가큰 인기를 얻고 있는 등 관련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며 "국내 서비스 경험을 현지 취향에 잘 접목시켜 홈피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트닷컴의 싸이월드도 국내의 대성공 여파로 최근 일본.중국과 동남아 등지에서 벤처캐피털 등의 합작 제의가 잇따름에 따라 합작 파트너를 물색하는 등 해외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업체들이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최근 검색포털.커뮤니티.게임포털.쇼핑 등 그간 구분돼 있던 여러 영역간의 벽이 허물어지면서 인터넷업계가 '전방위, 무제한 경쟁체제'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터넷산업의 급성장에 자극받은 SK텔레콤, CJ, KT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본격 뛰어들면서 기존 인터넷업체들의 위기의식을 부추겨 해외진출을 더욱 재촉하고있다.
 게다가 인구 4천만명에 인터넷 이용률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와 달리 일본.중국 시장은 "한국과 비교하면 일본은 금액 뒤에, 중국은 사람숫자 뒤에 '0'을 하나더 붙이는 것이 정상"이라는 말처럼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면에서 더욱매력적으로 비치고 있다.
 강록희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온라인산업 자체는 다른 업종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인터넷 시장이 진입장벽이 낮다보니 경쟁 업체들이 빠르게 늘어나면서마케팅비가 급증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인터넷기업들이 성장성을 유지하려면 해외진출이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다.
 강 연구원은 "다만 해외사업이 성공하려면 현지 시장환경에 맞게 준비할 필요가있다"며 "일본 진출 3년이 지나 이미 충분히 '수업료'를 낸 NHN이나 적절한 현지 파트너인 카페스타와 손을 잡은 다음은 일단 전망이 밝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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