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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살 관련 의혹 증폭...'진실도 죽일 셈인가'

2004-06-25 01:41

 진실을 밝혀라!
 고 김선일씨의 피살과 관련한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열쇠를 쥔 당사자들이 팽팽한 '진실 게임'을 전개하거나 귀국을 거부하는 등 사건 전말이 미궁에 빠지고 있다. 결국 노무현 대통령은 김선일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제기된 '비디오테이프 문의' 의혹 등에 대한 진위여부 규명을 위해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AP통신와 외교통상부의 진실게임
 24일 AP텔레비전 뉴스(APTN)가 지난 6월3일 외교부에 김선일씨의 실종 확인을 요청했다는 AP 통신의 보도가 사실로 밝혀지면 엄청난 파문이 일 전망이다. 외교부는 "지난 21일 알 자지라 TV의 보도를 보고서야 피랍 사실을 알았다"며 AP통신을 향해 피랍 확인 전화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AP통신 서울지국은 "3일 AP 서울 지국 기자가 외교부에 전화해 김선일이라고 발음되는 한국인이 이라크에서 실종됐는지를 문의했다. 외교부 직원이 그런 이름의 한국인이 실종되거나 납치된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는 내용의 팩스를 보냈다. 자신의 주장에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어느 한쪽은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귀국을 거부한 김천호 사장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이 정부의 귀국 요청을 완강히 거부함에 따라 석연치 않은 행보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오늘 주이라크대사와 통화해 김 사장을 귀국시키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으나 김 사장이 귀국할 의사가 없다고 강하게 표명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김 사장이 김씨 피랍 후 6차례나 대사관을 방문했으나 피랍사실을 알리지 않은데 대해 "우리도 왜 이야기를 안했는지 납득이 안간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전에도 여러차례 진술을 번복해 정부를 혼선에 빠뜨린 바 있다.
 ▶주 이라크 대사관은 정말 몰랐나
 지난 31일 김선일씨가 피랍된 뒤 무려 20일간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이 이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현재 이라크에 머물고 있는 교민의 숫자는 불과 60여명. 일본인, 미국인들이 이라크 무장 세력에 납치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한국군의 파병을 눈앞에 둔 민감한 시점에서 김선일씨의 실종 사실을 새까맣게 몰랐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임홍재 이라크 주재 대사는 24일 "피랍과 관련해 APTN이나 외교부 본부로부터 어떠한 문의도 받은 바 없다"고 밝혔으나 이라크 현지 주민들은 이미 6월초 카타르 대사관에 김씨의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고 주장해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정치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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