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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서 '이타이이타이병' 의심환자 집단 발생

2004-06-03 16:36

 경남 고성군에서 일본의 대표적인 공해병이었던 이타이이타이병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집단으로 발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환경운동연합 (사)시민환경연구소 수질환경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고성군 삼산면 한 마을의 옛 구리광산 부근에 사는 주민 7명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혈중 카드뮴 농도를 조사한 결과 6명이 2.51∼6.64ppb(10억분의1)로 측정돼 노동부 산하 산업안전공단의 작업환경 기준을 적용, 일반인 함유 기준치인 2ppb 이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혈중 조사에 이어 소변 조사에서도 이들 6명을 포함한 7명에서 카드뮴이 3.8∼11.59ppb(10억분의1) 검출돼 심각성을 드러냈다.
 소변의 카드뮴 기준치는 국내에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일반인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여서 신장에 카드뮴 축적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수질환경센터 이상용 연구기획실장은 설명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이타이이타이병 의심환자 발생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역학조사에 착수했다.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날 마을에서 시냇물과 간이상수도, 폐광산 갱내 지하수를 채취해 중금속 오염여부에 대한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또 폐광산 주변 흙을 채취, 토양오염 여부도 조사키로 했으며 고성군 보건소는 주민들을 상대로 현지 면담진료를 실시해 질환정도를 파악키로 했다.
 보건당국은 수질과 토양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근거로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수질환경센터 조사결과 이타이이타이병이 의심되는 이들은 뼈마디가 쑤시고 요통과 관절통을 심하게 호소하고 이들 외 주민들 상당수도 뼈와 관련된 질환으로 인해 유모차 등 보조기구에 의지해 보행하는 등 거동이 불편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 뒷산에 위치한 광산은 구리(Cu) 채취광산으로 1953년부터 정부의 전폭적인지원 아래 삼산제일, 삼아 등 3∼4개 업체가 운영을 해오다 지난 60년대 중반 문을 닫았으며 광업권은 지난 92년 소멸됐다.
 현재 광산주변에는 선별장으로 이용했던 건물 4∼5채, 광미(광석부산물)로 보이는 더미 3∼4개가 아직도 남아있다.
 이번 조사에서 폐광 갱내 유출수에서도 카드뮴 성분이 먹는 물 수질 기준인 0.005ppm(1백만분의1)의 5배, 하천수 기준인 0.01ppm의 2.5배인 0.025ppm으로 나왔다.
 수질환경센터측은 폐광의 갱내 유출수가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이 물로 인근 논에서 재배된 쌀을 오랫동안 섭취한 결과, 카드뮴 성분이 인체에 축적된 것으로보이며 이는 일본 이타이이타이 발병 경로와 거의 같다고 설명했다.
 수질환경센터는 이타이이타이병으로 확인될 경우 국내 첫 사례라며 앞으로 이마을 주민 200여명을 대상으로 추가 정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고성 삼산면 구리 광산은 지난 97년 정밀검사를 하고 2001년부터 2년간에 걸쳐 토양오염방지 사업까지 끝낸 곳"이라며 "인체에서 카드뮴 성분이 허용치 이상 검출됐다고 해서 이타이이타이병으로 단정할 수 없으며 종합적인 역학조사이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타이이타이병은 지난 56∼57년 일본 후지야마(藤山)현 유역의 일부 폐광지역에서 발생한 만성 카드뮴 중독에 의한 공해병으로 농작물과 식수로 흘러들어간 카드뮴 성분이 체내에 축적되면서 신장 장애와 함께 골연화증.요통.관절통.사지근육통등 증상을 나타낸다.
 '아프다, 아프다'를 일본어로 '이타이 이타이'하며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이런 병명이 붙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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